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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금자사경」불사 11년만에 완성/원응 스님 지리산 암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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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금자사경」불사 11년만에 완성/원응 스님 지리산 암자서

입력
1997.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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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아버린 붓만 50개 금값 1억원/고행의 결실… 국내 유일의 금자탑화엄경 60여만자를 금분으로 옮겨쓰는 금자사경(본보 92년 5월10일자 23면 보도)이 11년만에 벽송사 원응(법명 구한·63)스님에 의해 완성됐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지리산 벽송사 부속 서암에서 이룬 대불사는 고려이후 처음. 고행의 결실은 우리나라에 유일한 금자사경으로 남게 됐다.

원응스님이 사경불사를 시작한 것은 85년 봄. 54년 부산 선암사에서 득도한 뒤 해인사 등지에서 수행하다 61년 지리산에 도량을 잡았다. 오랫동안 벽송사 주지를 지낸 원응스님은 85년에 물러나 인근 서암에 은거하면서 사경불사를 시작했다. 첫해부터 5년간은 화엄경을 한 자씩 한지에 옮겨 적고 90년부터 본작업인 금사를 시작했다. 곱게 빻은 금가루를 아교에 섞어 붓끝에 묻혀 주문제작한 감지에 옮겨 적었다. 그동안 끝이 닳아서 버린 붓만 50여개. 1억원이 넘는 금값은 사경불사에 뜻을 같이 한 신도 1백여명이 내놓았다.

하루 3백여자를 옮겨 적느라 팔이 마비되고 시력이 떨어져 중도에 포기할 위기도 여러 차례 맞았으나 원응스님은 참선을 하며 기력을 얻어 대불사를 해냈다. 원응스님은 『정진하는 방편으로 사경불사를 결심했다』며 『11년 불사가 부처님의 말씀을 온세상에 전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함양=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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