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는 나가주세요”/음란소설시비 장정일씨 첫 공판

◎판사­검사 당혹스런 표정 진행『이 중에 혹시 미성년자 있습니까』

26일 하오 2시30분 음란시비를 일으켰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작가 장정일(35) 피고인의 음란문서제조 등 혐의에 대해 서울지법 형사6단독 김형진 판사 심리로 첫 공판이 열린 서울지법 522호법정. 재판 시작에 앞서 김판사는 방청석을 둘러본 뒤 뒤켠에 앉아있던 불구속피고인 한 명에게 잠시 퇴정을 요구했다. 김판사는 『여자분도 앉아 있으면 민망할텐데』라며 퇴정을 요구했다.

이어 열린 장피고인의 검찰 직접신문에서는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일부가 낭독됐다. 「Y의 가볍게 떨리는 ○○에 자신의 ××를 집어넣었다」로 시작되는 노골적 성행위묘사를 읽어내려가던 검사는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법대에 앉아있던 판사도 민망한지 시선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소설을 읽어내려가던 검사가 웃으며 『이거 계속 읽어야 합니까』라고 묻자 김판사는 『그 부분(성기묘사부분)만 빼고 읽으라』며 재판을 속행했다. 이례적으로 변호인 없이 자기변론으로 진행된 공판에서 장씨는 검찰의 음란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 『주인공의 성격이나 주제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묘사였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1월7일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소설을 발간, 유통시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돼 불구속기소됐다.<이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