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로두브체프 툴라 주지사 압도적 당선모스크바에서 200㎞떨어진 군사중심지 툴라의 새 주지사에 91년 8년 쿠데타 주역이었던 바실리 스타로두브체프 전 농민연맹위원장이 당선됐다.
야나예프 전 부통령, 파블로프 전 총리, 크류츠코프 국가보안위원회(KGB)의장 등 강경보수파 인사들과 함께 8인 비상위원회를 구성,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을 축출했던 스타로두브체프는 23일 실시된 툴라 주지사 선거에서 62%의 압도적 지지로 니콜라이 세브루딘 주지사 등 여타후보들을 물리쳤다.
그는 쿠데타 실패 후 5년여만에 툴라 주지사로 정계에 복귀함으로써 쿠데타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게 당한 빚을 갚았다. 그가 물리친 세브루딘주지사는 옐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친옐친」주지사였다. 그는 쿠데타 실패 후 반역혐의로 체포돼 구 KGB가 관할했던 모스크바의 레포르토보감옥에서 10개월간 복역했다.
스타로두브체프는 농민연맹위원장의 전력이 말해주듯 이번 선거에 농민당후보로 나섰으나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가 지원유세를 하는 등 공산당으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툴라는 그의 주지사당선으로 러시아내 대표적인 「반옐친」지역으로 등장했다. 최근 반 옐친성향으로 돌아온 알렉산데르 코르자코프 전경호실장이 지난달 국가두마(하원)의원으로 당선됐고 차기대권을 노리는 알렉산데르 레베드 전 국가안보위서기가 이 지역을 발판으로 「세몰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툴라는 그동안 정계에서 존재조차 미미했던 지역구였다. 그러나 레베드가 85년부터 툴라 공수사단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95년 12월 이곳을 지역구로 국가두마에 진출하면서 처음으로 주목을 끌었다.
특히 레베드가 지난해 6월대선에서 3위를 차지, 옐친 대통령과 주가노프 공산당후보간의 결선투표에서 「킹 메이커」로 부상하면서 차기 대권창출 가능지역으로 꼽히기 시작했다. 또 이번 선거에 앞서 옐친 대통령의 와병중 「크렘린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등장한 차녀 타치아나(타냐)의 출마설마저 나도는 등 툴라는 올 지방선거 최대 관심지역이 됐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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