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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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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 번역 출간

입력
1997.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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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구조주의’와의 만남/평생 결핵의 병마속 활발한 저작/그의 난해한 개념 꼼꼼히 옮겨/전집 28권 5년간 모두 출간 계획「가장 활력 넘치는 후기구조주의 사유체계의 개척자」로 꼽히는 프랑스의 문학기호학자 롤랑 바르트(1915∼1980)의 대표작 「텍스트의 즐거움」이 그의 전집중 맨 처음으로 김희영 한국외대 교수의 번역에 의해 출간됐다.

바르트의 저서중 일부는 그간 국내에 간간이 번역소개됐지만 도서출판 동문선은 그의 거의 모든 작품의 저작권을 갖고있는 프랑스 쇠이유 출판사와 저작권 계약을 체결, 앞으로 5년간 모두 28권의 전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이번에 나온 「텍스트의 즐거움」에 이어 올 상반기중 「현대의 신화학」과 「모드의 체계」가 김치수 이화여대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된다.

평생을 결핵으로 인한 만성 호흡부전으로 고생하면서도 활발한 저작활동으로 후기 구조주의의 대표적 학자로 꼽혔고, 문학사 학위밖에 없으면서도 콜레주 드 프랑스(학술원 격)의 교수로 취임했는가 하면, 사후에는 동성애 스캔들이 알려져 다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던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에 실린 글들은 주로 그의 후기작업의 대표적 작품들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저자의 죽음」은 텍스트 안에서 저자의 자리를 배제하고 독자의 탄생을 예고한 후기구조주의적 사고의 선지적 글로 평가되며 「작품에서 텍스트로」와 「텍스트의 즐거움」은 그의 텍스트론의 이론적 바탕을 분명하게 드러내주는 글들. 바르트는 「텍스트」를 단일하고 안정된 의미를 드러내는 기호체계인 「작품」과는 구별되는, 활력을 지닌 체계로 보면서 「작가와 독자가 서로 찾아 만나야 할 구체적이고도 관능적인 만남의 공간」으로 규정한다.

「강의」는 바르트가 미셸 푸코의 추천으로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로 취임하면서 행한 취임연설이다. 여기서 그는 『언어는 파시스트적인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책에는 또 프랑스의 최고권위 문학지 「마가진 리테레르」의 현 주간인 브로시에와 신철학의 기수 베르나르 앙리 레비 등과의 대담 및 그의 일기의 한 부분인 「심의」도 실려있다.

난해하기로 소문 난 바르트의 개념과 글을 꼼꼼하게 옮긴 김교수는 책의 맨 앞에 그의 사상을 「텍스트·즐거움·권력·도덕성」의 개념으로 풀어 설명한 해설을 실어 도움을 준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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