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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검증 코렉스공법 도입/김현철 수사­철강전문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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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검증 코렉스공법 도입/김현철 수사­철강전문가 분석

입력
1997.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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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리베이트 의혹 ‘핵’/한보주장·실제투자비 3,000억원 차이/같은 시설 포철보다 55% 비싸게 구입/‘위험 감수’ 대가 헐값계약설도 대두한보철강이 오스트리아의 푀스트 알피네사로부터 도입한 코렉스공법이 김현철씨 등에게 제공된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진제철소의 코렉스시설은 한보측의 주장과 실제 투자비간에 최고 3,000억원정도가 차이날뿐 아니라 검증이 안된 신공법이기 때문에 한보측이 도입과정에서 이중계약을 통해 서류상의 계약액중 상당부분을 지불하지 않고 빼돌렸다는 주장까지 나와 코렉스도입과정이 리베이트의혹을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보측은 95년말 연산 60만톤규모의 코렉스 2기를 도입하면서 8,598억원을 지불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진제철소실사팀과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투자비는 5,000억원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또 포철이 93년말 국내 처음으로 연산 60만톤의 코렉스 1기를 도입할 당시 2,924억원(코렉스 2기는 5,848억원에 해당)을 투자한 점을 비교하면 한보는 포철의 코렉스와 같은 설비를 무려 2,750억원이나 더주고 들여온 셈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한보의 투자비는 포철보다 2,500억원이상 많다.

국민회의 임채정 의원은 『포철의 코렉스설비 투자액등과 비교해 볼때 한보철강은 코렉스설비도입에서 3,000억원을 더 지출했다』면서 『포철보다 55%나 비싸게 구입하고 그 차액은 비자금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코렉스설비는 검증이 제대로 안된 실험단계의 공법이기 때문에 한보가 리베이트조성을 위해 푀스트 알피네사를 훨씬 쉽게 「요리」하고 더많은 리베이트를 조성했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코렉스공법은 푀스트 알피네사가 85년 개발한 신공법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스코어사, 포철에 이어 한보가 세계 3번째로 도입한 것이다. 코렉스는 이처럼 생소한 제철기술이기 때문에 푀스트 알피네사가 90년 남아공의 이스코어사에 코렉스공법을 도입하면서 「실패하면 기술료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 정도로 철강업체들이 꺼리고 있는 공법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보가 코렉스공법을 도입하면서 실제로는 정상가의 절반을 조금 넘는 액수만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한보는 코렉스도입에 따른 「위험」을 무릅쓰는 대가로 공급사측과 이중계약을 체결, 서류상 계약액과의 차액은 비자금으로 빼돌릴 수 있도록 푀스트 알피네사로부터 협조를 받는 등의 조건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보는 실제로 생소한 설비를 도입하면서 푀스트 알피네의 국내지사인 VA코리아뿐 아니라 전문가의 진단도 거치지 않고 당시 한보철강 사장인 홍태선씨가 남아공의 코렉스설비를 둘러본뒤 푀스트 알피네사와 직접 협상을 벌인 것으로 확인돼 이면계약을 통한 리베이트조성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한보는 코렉스공법을 첨단기술로 인정받아 950만달러의 기술료(로열티)에 대한 소득세와 도입설비에 대한 관세도 대폭 감면받은 것으로 드러나 이 역시 비자금조성에 한몫을 했을 개연성이 크다.

철강업계의 또다른 전문가는 『철강설비기술도입은 기술수준에 따라 다양한 조건의 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이 상례』라며 『한보는 성공을 기약할 수 없는 기술을 도입하는 대신 공급사에 상당한 반대급부를 요구했고, 이는 곧 비자금조성을 뜻하는 것으로 철강업계에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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