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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만들기 ‘월드 네트워크’/외국회사와 공동기획

입력
1997.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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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팀 해외 상주 외국에 디자인 의뢰/국내시장 지키고 국제시장진출 포석도외국 기획전문사의 자문을 받거나 디자인팀을 해외에 상주시키는 패션업체들이 늘고 있다. 외국브랜드까지 들어와 더욱 치열해진 내수경쟁에서 국내시장을 지키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국제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벗어나는 새 활로로서 국제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장기적인 포석이기도 하다.

지난 1일 밀라노컬렉션에서 패션쇼를 가짐으로써 국제 데뷔를 했던 코오롱상사의 진즈웨어 브랜드 「트레미토」가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해 가을 출범한 트레미토는 제품의 반은 완전히 국내기획으로, 나머지 반은 국내팀과 이탈리아의 디자인 스튜디오 「스틸리스티코 스튜디오」와의 공동기획으로 생산한다. 코오롱상사는 남성복 「스파소」와 스포츠웨어 「액티브」의 일부품목을 외국 현지에서 기획 생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스파소의 경우 시즌당 전체물량의 10∼20% 정도를 이탈리아의 브랜드 「베리」의 디자인팀에게 의뢰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골프웨어 브랜드 「빈체레」도 일부 상품을 이탈리아에서 디자인해온다. 빈체레는 제일모직의 이탈리아 현지법인이 이탈리아 디자이너를 고용해 현지 생산한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며 동시에 「모다 프리마」라는 이름으로 유럽에서의 판매도 시도하고 있다. 「빈체레」담당 조응호 과장은 『현재 국내 골프웨어시장의 20%를 점령한 일본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가 외국의 기획력과 현지 생산 활용』이라며 라이선스 도입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결국 국내 브랜드를 키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활동, 경력을 쌓아온 한국 출신 디자이너들을 기용하는 것도 새로운 전략이다. 삼성의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는 이탈리아에서 스포츠웨어 디자이너로 활동중인 임덕용씨에게 소재부터 스타일 생산의 자문을 받고 있으며 신원의 「씨」와 「VIKI」는 파리에서 기획사무실 「리&조 크레아시옹」을 운영하고 있는 이미경씨에게 자문을 받고 있다. 이미경씨는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 기 라로시의 수석 디자이너로 일했었다.

국제적인 패션전문 기획사의 컨설팅을 받는 업체도 있다. 신원의 「베스티벨리」와 「INVU」는 넬리 로디(프랑스)사, 남성복 「모두스 비벤디」와 「지이크」는 프로모스틸(프랑스)사로부터 각각 자문을 받고 있다.

디자인 팀을 유럽이나 미국에 상주시켜 국제정보의 입수에 대처하는 업체도 느는 추세다. 대하패션은 「96뉴욕」을 위해 뉴욕에 디자인실을 따로 두고 국내 디자인팀과 협동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조상호 부장은 『국내에서의 기획력 한계를 보완하면서 한편으로는 국제시장의 흐름에 보조를 맞추는 방법으로 일본에서는 85년부터 이런 월드 네트워크의 활용이 활발했다』고 전하고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우리 인력을 키우는 투자를 병행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박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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