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의혹·부실매립 등 따져/“현철씨 몇번 방문했나” 추궁도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는 21일 한보부도사태의 진원지인 당진제철소를 방문, 현장조사를 벌임으로써 45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여야의원들은 이날 예상보다 1시간 늦은 낮 12시30분께 제철소 현장에 도착, 제철소시설, 코렉스공법, 건설현황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열연 및 냉연공장 등 시설을 견학했다. 이날 일정은 내달 4일 국회에서 한보제철의 종합업무보고가 계획돼 있어 시설견학에 치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의원들은 한보에 대한 국민의 깊은 관심을 의식한듯 공장견학전 열린 공장현황보고에서 의제와 관계없는 한보철강의 투자비용부풀리기, 비자금의혹, 부실매립공사 등에 대해 열띤 질의를 벌였다. 야당의원들은 김현철씨의 당진제철소 방문사실을 확인하기위해 방문일지 등을 요구하는 등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질의는 3시간여동안 진행돼 시설견학이 늦어졌다.
현경대 위원장은 제철소내 후생동 회의장에서 시설현황보고에서 인사말을 통해 『의원들은 한보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힘 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인구(자민련) 의원은 『당진제철소의 코렉스공법은 광양제철소에 비해 톤당 2배가 드는 등 제철소시설을 비슷한 다른 공장과 비교하면 1조3,000여억원이 더 들었다』며 『이는 대출금의 일부가 비자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 아닌가』라며 따졌다. 나오연(신한국) 의원은 『장부투자액과 실자투자액의 차이는 얼마나 되는지 밝혀라』고 요구했다. 이상만 의원은 『당진제철소 건설은 모두 (주)한보와 수의계약을 하고 있어 장부가격추적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상수(국민회의) 의원은 『3년전부터 헬기로 공장을 방문한 귀빈은 몇명 있으며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는 몇번 방문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의원은 93년도부터 근무해왔다는 최천식 상무가 『알지 못한다』고 답하자 노사협의회 한가족협의회 구자도 근로자대표를 불러 추궁했다. 구씨는 『김현철씨의 방문을 알지 못하며 그의 얼굴도 모른다』며 현철씨의 방문을 부인했다. 이양희(자민련) 의원은 『제철소내 영빈관의 사용자 및 경비내역을 지출하라』고 요구했다.
김경재(국민회의) 의원은 『정밀한 기계를 둬야할 제철소에 지반침하로 공장의 균열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부실매립때문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맹형규(신한국) 의원은 『지반이 1㎝만 기울어도 화로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며 『지반침하는 매우 중대한 일이기때문에 하루 빨리 이에 대해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손근석 재산관리보전인은 보고를 통해 『지난달 4일 보전관리인으로 취임했을 때 부도로 회사경영이 마비돼 있었다』며 『3월말까지 부도전의 가동률을 회복, 국가의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자민련의원들은 다른 당 특위위원들보다 먼저 도착해 상오 9시께 당진군 상공회의소에서 지역 중소기업인과 영세소상인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한보사태 당진군대책위원회도 이날 여야의원들에게 영세소상인의 특별지원 등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돌리기도 했다.<당진=권혁범 기자>당진=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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