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만 전혀 안꾸민듯 자연스러워 보이려고 합니다. 좋은 디자인은 디테일까지 계산되었으나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을 업으로 삼은 사람은 옷입기에도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믿습니다』삼성영상사업단에서 클래식음반 재킷 디자인을 하는 이동일(31)씨는 사내에서 「(옷을) 자연스러우면서도 특이하게 입는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미소년처럼 여린 용모를 살려 캐주얼하지만 어딘가 잘 정돈된 듯한 옷차림을 하기 때문. 청소년들의 힙합패션이나 상체에 착 달라붙어 섹시함을 강조하는 스트레치 옷을 무난하게 소화하는 패션센스는 『남보다 유행에 앞서야 한다는 디자이너로서의 강박관념 탓인 것 같다』고 말한다.
이동일씨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은 잘 맞으면서도 여유있는 아르마니풍. 색상은 청색과 블랙 코디네이션이 가장 멋스럽다고 생각한다. 넉넉한 흰색 골덴바지에 데님셔츠를 입고 파란색 줄무늬 넥타이를 매면 활동적이고 일하는 분위기가 스스로 느껴진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허리선이 날씬하게 들어간 블랙 재킷을 걸치면 은근히 포멀한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그만이라고. 액세서리를 안하는 대신 넥타이는 무척 좋아해서 특이한 디자인을 보면 무조건 사고본다.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특별히 아끼는 넥타이가 40개다.
패션정보는 「유행통신」 「스트리트」 등 정기구독하는 외국잡지를 통해 얻는다. 옷입기도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씨는 『상황과 자리에 따라 적절히 변형될 수 있는 옷차림이 최고의 옷차림』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이성희 기자>이성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