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킹 메이커」로 불리던 자크 포카르가 19일 83세의 나이로 숨졌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 정권하에서 대아프리카 정책을 담당했던 포카르는 「현대 아프리카국가 창설의 중재자」 「서방 제국주의자」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 하지만 60년대 아프리카에 숱한 정권을 창출하고 수틀리면 엎어 버리던 막후 조종자이자 2차 대전후 옛 식민지국과 지배국간의 새 종속 유형을 창안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는 견해가 일치한다.1913년 프랑스 서부 마옌에서 태어난 포카르는 「프랑스의 영광 재연」을 주창한 드골을 따르며 59년 엘리제궁에 입성했다. 그는 61년 당시 「뜨거운 감자」였던 알제리를 비롯, 구 식민지국과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기 위해 설립된 아프리카 청장에 임명돼 검은 대륙을 제 마음대로 요리했다. 그의 대표작은 오마르 봉고를 직접 간택, 가봉 대통령으로 만든 것이다. 이외에 추후 황제 즉위와 식인 습관으로 문제가 된 중앙 아프리카의 보카사도 그가 쿠데타를 통해 집권시킨 인물이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와 갈등관계를 빚을 최대 라이벌 국가로 미국을 꼽았다. 74년 아프리카 청장에서 물러났지만 이같은 뚜렷한 철학을 높이산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이 아프리카 담당 고문으로 위촉, 그의 지도를 받았다.
그의 죽음은 현 자이르 사태와 겹쳐 시대의 묘한 아이러니를 자아낸다. 즉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의 31년 장기 집권이 종식됨과 동시에 포카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식민지배의 틀」도 종언을 고할 것이라는 상징적 의미이다. 한 평가는 『이 시대 마지막 제국주의자가 퇴장했다』고 덧붙였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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