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분열 조장 언행은 해당행위” 경고/타진영 “대표만 잘하면…” 냉소적 반응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의 「해당행위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대표는 20일 취임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단합을 해치고 분열을 조장하는 언행은 삼가야 하며 앞으로 그런 일이 계속된다면 일종의 해당행위로 비쳐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자신의 이같은 언급을 『원론적인 얘기』라고 부연했다. 누가 해당행위를 했다는 구체적 사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라 어려울 때 단합해서 잘해보자는 뜻으로 한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행위」라는 용어 자체가 듣기에 따라서는 일종의 경고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묘한 해석을 낳고있다. 더욱이 최근들어 시끄러웠던 당내 분위기가 차츰 잡혀가는 마당에 공연히 오해를 살만한 발언을 왜 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것 같다.
우선 이날 발언이 우연히 나온 게 아니라면, 이대표가 앞으로 당을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대표취임 직후부터 소위 「이회창 대세론」을 차단하려는 반대세력들의 움직임이 있었고, 그런 기류들이 얽혀 당내 갈등상으로 비쳐졌다고 한다면 이대표 입장에서는 이를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대표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당내 화합에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당내반발과 갈등을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있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당장 여타 대선주자들의 반응부터가 그렇다. 이대표의 해당행위 발언이 전해지자 다른 진영에서는 『대표만 잘하면 아무일 없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한동 고문은 『대선주자들의 언행중에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엄청난 내용이 있다면 몰라도 당원이 정당한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는 행위를 하는데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찬종 고문측도 『당의 단합과 화합은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대표가 공평무사하고 사심없이 당을 운영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홍구 고문측은 『해당행위라는 용어는 현 상황에 비추어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덕룡 의원측은 『민주정당에서 다양한 견해와 의견들을 수렴해 당을 화합으로 이끄는 것은 오히려 당대표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말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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