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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형태 알바니아식과 동일/‘국제 피라미드 금융사기’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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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법·형태 알바니아식과 동일/‘국제 피라미드 금융사기’ 실태

입력
1997.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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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적발로 피해액은 2억대검찰에 적발된 금융상품 피라미드 사기는 알바니아 소요사태를 유발한 금융사기와 형태, 수법 등에서 동일하다. 알바니아 금융사기는 자국내 피라미드 투자회사와 정부가 결탁해 이뤄졌지만 이번에 적발된 사건은 외국회사가 사기수법을 국내에 「이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피라미드 금융사기의 조직형태는 다단계 판매조직과 동일하나 상품 대신 「돈」을 매개로 해 실적에 따라 배당을 받는 점이 다르다.

금융 피라미드 사기수법은 건강식품 다단계 판매조직인 IBS를 운영하던 공철진(49·구속)씨가 지난해 7월과 12월 「테라 리브라」(TERRA LIBRA)와 「필」(PILL) 등 2개 조직에 가입해 들여왔다. 테라 리브라의 프로그램은 간단하다. 먼저 189달러를 미국본사 사무실로 송금해 회원이 된 뒤 하선조직원 4명을 가입시키면 1단계 조직이 완료되고 회원당 50달러씩 200달러를 배당받는다. 동일한 방법으로 1단계 조직이 세를 확장해 5단계까지 모두 1,364명을 가입시키면 1만2,764달러를 손에 쥐게 되는 것. 조직이 「세포분열」을 계속하면 수익은 크게 늘어난다. 필도 같은 원리로 가입비가 200달러로 조금 많을 뿐이다. 그러나 하선조직의 입회비를 상선조직에 배당하기 때문에 하선조직원의 가입이 중단되면 파탄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폐해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들이 금융피라미드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알바니아는 10여개 투자회사가 국민들에게 연 200∼600%의 무리한 배당을 약속하고 정부도 이를 후원했지만 투자회사가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고 파산해 피해자가 전국민의 7분의 1인 50만명에 피해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0%인 10억달러에 달했다.

우리의 경우 양 조직이 초기에 적발돼 피해자 1,300여명, 피해액이 2억2,000여만원에 그쳤지만 이미 부산 대구 포항 등에서도 하부조직을 구성하는 등 뿌리를 내리는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영문원서 등을 해독해야 하는 탓에 목사, 중소기업체 사장, 대학강사 등 중산층 이상의 남자들이 주요 피해자들이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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