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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추가공개 박경식­양대석씨 대화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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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추가공개 박경식­양대석씨 대화내용

입력
1997.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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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섭씨,현철씨 늘 동행했다”/“현철씨 여의도에도 사무실,김무성씨는 심복/르네상스·롯데호텔서 고위인사와 접촉 목격”경실련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G남성클리닉 원장 박경식(44)씨와 경실련 양대석(38) 전 사무국장이 지난해 12월17일 나눈 대화를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 3개를 공개했다. 이 시점은 박씨가 (주)메디슨사건에 관한 전화통화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를 경실련에 넘겨준지 2개월이 지난 뒤이다. 당시 경실련은 박씨에게 양심선언할 것을 종용하며 협상중이었다. 경실련은 공개한 비디오 테이프가 경실련 산하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 사무실에서 박씨의 동의를 받아 녹화했으며 공개할 경우 다시 동의를 받기로 약속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내용중에는 지워진 듯한 흔적이 있으며 알아듣기 어려운 대목도 있다.

―녹음테이프(메디슨사건 관련건)에 대해 현철씨가 알고 있었나.

『지난 해 10월23일 아침 10시께 현철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 때 이것(자신이 건 전화)도 녹음하고 있느냐고 했다. 이성재 의원의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을 녹음한 테이프가 공개된 뒤 알아차린 것같다』

―그 테이프가 언론에 공개된 경위는.

『테이프는 김희완(현 서울시 정무부시장)씨 밖에 갖고 있지 않다. 그 후 이의원이 복사본을 갖게 됐다. 그러나 김씨가 빠지고 이의원에게 (내가) 직접 제보한 것으로 됐다. 그 때 이의원은 100% 살아났고 나는 완전히 죽었다. (이 사건을 보도한)한겨레신문에 항의했다』

―현철씨와 호텔에서 자주 만났나.

『지난 해 8월9일부터 20일까지 르네상스, 롯데호텔 등에서 계속 만났다. (현철씨가)정부나 고위인사들과 같이 있는 것도 봤다』(박씨는 8월14일 르네상스에 방 3개를 예약했다는 말을 했다)

―르네상스(8월9일을 특정한 듯)에는 김현철씨, 김기섭씨, 박원장 말고 또 누가 있었나.

『경연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여자였나(웃음). 경연은 무엇인가. 술좌석인가(박씨 고개를 끄덕임).

―롯데호텔에는 누가 있었나.

『항상 독대한다. 김기섭씨는 현철씨를 늘 동행했다』

―현철씨 녹음테이프는 왜 공개했나.

『현철씨를 한번 만나려면 왕복 4시간 걸린다. 먼저 가 있어야 하고 대기해야 되고 (나의)병원환자도 제대로 못 본다. 자다가도 오라면 간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거꾸로 그것이 우습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그래서 현철씨가 자신을 버렸다는 뜻인 듯)』

―현철씨로부터 병원비를 받았나.

『1원 한 푼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테이프를 공개했나.

『아니다. 메디슨사건과 관련, 피해자가 많은데 조사해달라고 했으면 성심껏 해줘야 했다. 입장이 난처했으면 「한 번만 봐주세요」 「입 좀 다물어주세요」 했으면 깨끗이 끝냈다. 엉터리 보고서(박씨가 부탁해 현철씨가 전달한 메디슨 수사보고서를 말함)를 주고 「아무런 죄가 없던데요」 하는 말에 화가 났다』

―현철씨와 메디슨은 관련이 없나.

『뭔가 받았을 것이다. 가장 궁금한 것은 현철씨가 나의 억울한 점을 풀어주겠다고 2번이나 약속한 뒤 갑자기 돌아섰다는 점이다. 대통령 주치의(고창순 박사)가 손대지 말라고 얘기했을 것이다. 메디슨 뒤에 그 말고 또 있는 게 확실하다』

―이홍구 신한국당대표가 메디슨 대표 이민화씨를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 했다는데.

『이홍구씨가 어떤 사람이냐. 돌다리도 두드려가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뒤에 뭐 없이는 그런 소리 안할 것이다. 위와 교감을 가졌는지 모르겠다. 자기가 책임을지고 그 말의 배경을 밝혀야 한다』

―박태중(38)씨는 어떻게 알게 됐나.

『현철씨의 친구로 알고 있다. (신정부 출범후) 청와대 비서로 들어가라고 했는데 안 들어갔다』

―그에 대해 얘기해 달라.

『금년 초(96년 1월)로 기억되는데 (국세청이) 세무조사하는 과정에서 뭔가 나왔다고 고등학교 선배인 서모(당시 국세청 본청 근무)씨가 말했다. 조사하는데 뒤에 김현철씨가 있다고 해 그만뒀다고 했다. 그는 내가 현철씨와 가깝다는 것을 알고 확인전화를 했다』

―또 어떤 일이 있었나.

『큰 건이 걸렸는데 현철씨가 뒤에서 나온다고 했다. 김현철씨 주변인물이라고 그랬더니 알았다고 했다』

―박태중씨가 세무조사를 받게 된 이유는.

『르네상스호텔 건너편에 건물을 갖고 있는 등 돈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았다』

―그 건물이 박씨 것임은 어떻게 알았나.

『현철씨가 말해줬다』

―서씨는 누구인가.

『당시 국세청 본청에 있었다. 현재는 국세청의 다른 보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입이 없는 현철씨의 돈 씀씀이가 헤펐다는데.

『박태중이가 실질적인 돈줄이다. 중학동과 여의도의 현철씨 사무실이 임대인지는 모르겠으나 박씨 명의로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중학동사무실 직원은 박이 직접 급료를 준다고 기자한테 들었다』

―여의도에는 현철씨 사무실이 없나.

『무슨 오피스텔인데 마포대교 건너서 우측에 있다. 국회의사당 못 미쳐서. 지금은 무슨 신한국당 정책연구소로 돼 있다』

―김기섭씨는 어떤 사람인가.

『92년 대통령선거당시 김영삼 대통령 캠프에서 접대를 담당했다. 기조실장자리는 안기부의 살림살이를 맡는 요직이다. 안기부장보다 더 파워가 있다. 4년동안 할 수 있었던 이유도 가장 신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메디슨 무혐의 결정이후에는.

『청와대 연무관으로 찾아가 현철씨에게 처음으로 「대통령의 아들에게도 거짓 허위보고서가 올라올 수 있느냐. 조사도 하나도 안했지 않느냐」고 격렬히 항의했다. 현철씨가 「조사를 담당한 사람이 틀린 것 같기도 하고…」라고 말하면서 「그 쪽이 그동안 정확했는데 요즘은 틀리는 것같다」는 말을 했다. 그뒤 현철씨가 중국과 남미를 갔다오더니 「미안하다. 도저히 안되겠다」고 말하더라. 입장 난처한 건 알았지만 섭섭했다. 그래서 내가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91년 11월에 일제초음파기기가 수입금지조치됐다. 당시에는 초음파시장을 일제가 장악하고 있었는데 메디슨은 92년들어 광고를 내면서 초음파기기를 선전하고 그때 이후 성장했다. 이를 맡았던 사람이 상공부 백과장이고 뒤에 한승수가 있었을 것이다』

―김희완씨가 현철씨의 대화내용을 녹음하라고 지시했다는데.

『김부시장은 지난해 11월 중순 내 앞에서 현철씨와 내가 통화한 내용(이성재 의원을 「절룩발이」라고 욕한 것)을 녹음해 갔다. 김부시장은 「권력을 무시하지 말라. 현철씨가 녹음내용을 무시해버릴 수도 있다」고 했고 그 뒤로도 「알고 있는 것을 다 털어놓으라」고 여러번 독촉했다』

―그에게 추가로 녹음·비디오테이프를 줬나.

『내가 가진 건 「핵폭탄」하나 뿐이라고 했다. 내용이 이런 것들(치료장면을 지칭하는 듯) 뿐인데 의사로서 어떻게 비디오테이프를 넘겨줄 수 있겠는가. 넘겨주지 않았다』

―현철씨가 당신의 형 박경재 변호사를 공천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95년 11월부터 96년 1월 사이에 셋이 함께 만난 자리에서 서울지역 신한국당 국회의원자리를 공천해 줄테니 출마하라고 권유했으나 형이 거절했다』

―현철씨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나 됐나.

『정부의 내로라 하는 사람들은 현철씨의 종로구 중학동 사무실이건 어디건 인사를 다녔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김무성 청와대사정비서관(현 국회의원)은 심복이다. 현철씨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오는 인물이다. 한동안 돈도 많이 댔다. 언젠가 신라호텔에서 현철씨, 김기섭, 모르는 사람 1명 등을 만났는데 며칠뒤 그 사람(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이 안기부의 중요한 자리에 임명됐다』

―현철씨와 또 어떤 사람들이 함께 있는 것을 보았는가.

『김덕룡 강삼재 의원을 비롯해 굉장히 많다. 현직 총리나 당대표 군인 경찰이 함께 있는 것은 보지 못했다』

―(현철씨가) 또 어떤 사람들을 봐주었는가.

『현철씨는 민주당 이부영 의원도 정책적으로 봐주어야 할 사람이라고 얘기했다. 또 홍사덕 의원도 약한 상대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도와주었다고 했다』

―또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나.

『박정희정권에서 쫓겨났던 박상범이 93년 2월 경호실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보았다. 김영삼 대통령도 이상하다. 공무원법에는 공직에서 쫓겨난 사람은 2년동안 공직에 임명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법을 고쳐가며 박상범을 경호실장으로 임명했다』(비디오테이프의 상태가 좋지 않아 말이 여러차례 끊김)

『누구냐… 그 사람(전병민)도 천거했다』

『이충범씨가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임명되기 며칠 전 현철씨 사무실에서 함께 만났는데 현철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일을 잘해달라」고 말했다』

―현철씨 말대로 요직인사가 이루어졌다는 근거는 무엇이냐.

『없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들었고 현철씨와 함께 지낸 경험에 따르면 그의 말이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정리=서사봉·정진황 기자>

□녹음테이프 사건일지

▲96년 10월:박경식씨, 메디슨의혹 관련 테이프 경실련에 전달

▲11월20일:김현철씨의 이성재 의원 관련 발언내용 언론에 보도됨

▲12월17일:경실련 사무실서 양대식씨―박씨 대화내용 녹음

▲97년 2월20일:양씨, 박씨 병원서 YTN인사개입 의혹관련 테이프 훔침

▲3월10일:YTN 인사개입의혹 테이프 내용 첫 보도

▲13일:경실련, YTN관련 테이프 내용 부분 공개

▲19일:경실련, 양씨―박씨 대화내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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