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붉어지고 우울증 수반/48∼52세 성호르몬 급감 원인… 골다공증 등 조심을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폐경기여성의 건강관리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여성이 40세가 넘으면 배란의 빈도가 감소하는데, 이처럼 난소기능이 약화한 시기를 갱년기라고 한다. 갱년기는 수태능력의 감소, 폐경, 신체노화 등을 의미하며 여성호르몬에 민감한 질 회음부 요도 등의 위축을 초래한다. 폐경기 전후의 갱년기증상은 개인차가 심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와 전혀 자각증상이 없는 양극현상을 보인다. 그러나 50∼60%의 갱년기여성은 간헐적 증상으로 인해 부인과 치료의 대상이 된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폐경연령은 48∼52세(92년 조사)로 알려져 있다.
폐경기여성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결핍으로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 겪는 증상은 월경을 건너 뛰는 희소월경과 뒤이어 나타나는 무월경이다. 40세이상 여성에게 6∼12개월간 월경이 없으면 페경으로 진단한다. 갱년기여성의 85%가량은 안면홍조 및 발한이 나타난다. 주로 취침중 혹은 긴장시에 잘 생기고, 드물지만 10∼30분마다 안면홍조가 생길 수도 있다. 안면홍조는 폐경기 직전에 경험하는 수도 있으나 주로 폐경기 이후에 나타나며, 대개 1∼2년 지속된다. 폐경기여성의 25∼50%가량은 5년이상 안면홍조가 지속되기도 한다. 에스트로겐에 민감한 질점막의 위축, 성교시 통증, 질부위 가려움증, 전반적인 피부의 위축, 요도염, 방광염, 요실금 등도 나타난다.
폐경기여성은 불안 우울 허무감과 주변자극에 대한 과민성 등을 경험하며, 사소한 일에도 쉽게 마음이 상한다. 에스트로겐의 결핍과 이런 증상들 사이의 인과관계는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밖에 두통 근육통 성욕감퇴 등도 나타난다. 안면홍조와 함께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새벽에 2∼3차례 깨어 이유없는 불안감에 싸이기도 한다.
수면장애는 가뜩이나 기억력 감퇴를 절감하는 폐경기여성에게 집중력의 감소를 가져온다. 이는 대인관계에서 무기력과 짜증으로 나타나며, 폐경기는 「인생의 황혼」이라는 등식을 떠올리게 한다. 성호르몬 분비가 멈춰 피부가 거칠어지고 여성다움이 사라지며 화장도 이전같지 않게돼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나 폐경기여성에게 성호르몬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양이 줄어든 것이므로 호르몬 보충요법을 통해 폐경기 이전과 거의 같은 상태를 만들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심장을 보호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갱년기는 이 연령층에서 수태가 바람직하지 않기때문에 자연의 섭리에 따라 생식력을 억제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폐경은 여성의 노화현상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편으로는 자녀양육 경제문제 등 여러가지 제약에서 자유로운 데다 새로운 직업의 선택, 더 나은 교육 및 모험의 기회가 제공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폐경기의 긍정적인 측면을 자각, 생산적인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임용택 가톨릭대 의대 교수·강남성모병원 갱년기클리닉>임용택>
◎호르몬 치료 갱년기증상 완화에 도움
최근 호르몬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40∼50대 여성이 늘고 있다. 그러나 높은 관심에 비해 폐경기나 여성호르몬 투여에 대한 기본지식은 의외로 부족하다. 갱년기여성들의 공통된 질문은 폐경기에는 꼭 호르몬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여성호르몬을 사용하면 무슨 이점이 있는지, 암에 걸릴 위험은 없는지, 어떤 약을 얼마나 오래 투여하는지 등이다.
폐경이란 난소가 더 이상 배란을 하지않고 여성호르몬도 분비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자연의 섭리로 모든 여성에게 발생하는 폐경을 인위적으로 치료하는데 대해 학자들간에도 논란이 있다. 그러나 자연적 현상일지라도 호르몬치료가 필요하다는 다음의 가설은 흥미있다.
인간은 모든 동물중 성장기간이 20년 가까이로 가장 길며, 그때까지 부모의 생존과 도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평균수명을 70∼80세로 가정하면 50세 전후에서 더 이상의 출산을 중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임신을 가능케 하는 배란이 중지돼야 한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여성호르몬은 거의 난소에서 분비되며, 배란이 중지되면 필연적으로 여성호르몬도 생산되지 않는다.
반면 남성은 가족부양을 위해 수명을 다할 때까지 뼈와 근육의 힘을 유지하는 남성호르몬이 계속 분비돼야 하며, 이를 위해 50대 이후에도 급격한 정자생산의 중단이나 남성호르몬의 감소가 없어야 한다. 창조주도 여성난소의 이중기능인 배란과 호르몬 생산을 분리할 수 없었으며, 따라서 배란중지에 따른 호르몬 부족은 보충해 줘야 한다는 이론이다.
폐경기증후군은 단순히 말하면 여성호르몬 결핍증이다.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안면홍조에 이어 성욕감소 요실금 우울증 골다공증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호르몬 보충의 기본목적은 이같은 증상들을 예방, 완화함으로써 갱년기여성에게 삶의 질을 높여주는데 있다. 호르몬 투여는 심장병 예방 효과도 있다.
호르몬 치료는 개인의 나이 증상 신체조건 등을 고려, 호르몬 투여로 얻는 이득과 손실을 정확히 평가한 후 이뤄져야 한다. 주기적인 호르몬 투여를 하면 자궁도 페경이전 상태로 돌아가 매월 정기적인 생리를 한다. 나이에 따라서는 매달의 출혈이 번거로울 수 있다. 경구약 복용시에는 소화장애나 체중증가 등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공포심을 갖는 자궁암 유방암 등의 위험은 그리 높지 않다. 개인의 조건에 따라 경구용 피부부착용 주사제 연고제 질정등약제가 다양하며, 호르몬 사용기간도 투여 목적에 따라 수개월에서 평생까지 다양할 수 있다. 호르몬요법을 시행하려면 전문의에 의한 주기적인 검진 및 관리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김영탁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산부인과>김영탁>
◎음식섭취 어떻게/표준체중 유지 식사 가장 중요/우유 많이 마셔 뼈 약화 방지를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이 70세를 넘었고, 평균 폐경연령이 49세임을 감안하면 폐경후 20여년은 또 다른 인생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여성은 폐경기를 전후해 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생리적인 균형이 깨진다. 동시에 영양대사의 이상으로 여러가지 병적 증상을 보이며, 때로는 정신적인 면까지 영향을 받는다.
폐경기여성의 건강관리는 기본적으로 균형잡힌 식사와 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규칙적인 운동과 적극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갱년기 여성들이 체지방의 증가에 따른 비만을 호소한다. 비만은 여러가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조기치료 및 예방이 중요하다. 폐경과 함께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지방간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고중성지방혈증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많아진다. 특히 골손실이 가속화해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폐경기여성은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동물성 기름 섭취를 줄이며, 저콜레스테롤 식사를 해야 한다. 지방의 함량이 비교적 적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생선을 1주일에 2∼3회이상 섭취하고, 하루 1컵 이상의 우유를 마셔 충분한 칼슘을 섭취하는 게 좋다. 또 잡곡과 채소의 섭취를 늘리고, 가공식품 염장식품 등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조여원 경희대 교수·분당차병원 영양연구소 소장>조여원>
◎폐경기여성 운동요령/산보·달리기·테니스 등 체중부하운동 규칙적으로 해야
폐경기의 여성호르몬 결핍은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증상을 초래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호르몬 보충요법은 폐경기 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비호르몬 요법, 즉 영양에 대한 관심이나 적절한 운동,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 등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심폐기능이 크게 향상된다. 또 근육과 뼈가 단단해져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고, 뇌에서 엔돌핀이 활발히 생성돼 기분도 상쾌해진다. 폐경기여성에게 적당한 운동을 권유하면 집안일이나 직장업무 등 때문에 운동량이 많은 편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가사와 회사업무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함께 좋지않은 자세에서 신체의 일정부위만 사용하는 데 반해 운동은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모든 부위를 고루 움직일 수 있어 효과면에서 차이가 크다.
운동은 스스로 선택해 규칙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폐경기여성에게 좋은 운동은 유산소운동과 체중부하운동이다. 특히 걷기 달리기 골프 테니스 등 중력에 대항하는 체중부하운동은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중력 상태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우주비행사에게 골다공증이 많은 것을 보면 체중부하운동의 효과를 쉽게 알 수 있다. 체중부하운동중 가장 쉬운 게 산보이다. 봄철의 산보는 일광욕도 겸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러나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되므로 운동시작 전에 자신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운동은 1주일에 적어도 3∼4일, 한 번에 20∼40분씩 최대 맥박수(220―자신의 나이)의 60∼75%까지 도달하도록 해야한다. 주된 운동이 산보라면 가벼운 물건을 양손에 들거나 어깨에 짊어지는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는 게 좋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재미있게, 특히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김미란 가톨릭대 의대 교수·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김미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