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정가는 요즘 다리가 부러지는 것이 유행인 모양이다. 며칠전 클린턴 미 대통령이 프로 골퍼 그렉 노먼의 집 계단에서 넘어져 병원에 실려가더니 바로 같은 날 바이츠만 이스라엘 대통령도 헬리콥터를 타다가 발을 헛디뎌 팔과 다리뼈를 다쳤다.바이츠만의 부상은 대단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클린턴의 경우는 좀 다르다. 무릎과 복사뼈의 인대가 끊어져 수술후에도 4∼6주는 목발신세를 져야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19일부터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릴 예정이던 옐친 러시아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20일로 연기해 놨다. 재선후 첫 만남의 자리에서 두 강대국 대통령이 서로 병문안을 해야하게 됐으니 구경거리가 아닐 수 없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 골프를 좋아하기로는 아이젠하워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의 임기 8년동안 800라운드를 돌았다고 한다. 1년에 100라운드이니 1주일에 두번씩 친 셈이다. 실력이 좋기로는 케네디가 제일이다. 하버드대 재학중 예일대와의 경기에 대표선수로 출전한 경력이 있다.
클린턴의 골프 좋아하기 역시 아이젠하워에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릴 때 삼촌이 준 골프채로 배우다가 아칸소 주지사 시절 재미에 빠져 지금은 핸디캡 13의 실력을 자랑한다. 드라이버 샷은 특히 장타로 유명하다.
하지만 주변사람들은 그의 실력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다. 잘못 쳤을 때 다시 치게 해주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미국인은 그의 골프부상을 보는 눈이 곱지 않다. 온갖 스캔들로 나라가 시끄러운 마당에, 처신에 절도가 없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개인취미나 기호에 탐닉하다 건강을 해쳐 국사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면 국민이 불쌍하다. 옐친의 술마시기나 클린턴의 골프치기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셈인데, 우리 대선주자들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는지 정신 바짝 차리고 살펴둘 일이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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