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행동 잘못된 ‘기살리기’가 자식을 망친다나도 나이를 먹을만큼 먹어서인지 지하철이나 식당 같은 데서 아이들이 소란을 피우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하고 야단을 치는 버릇이 생겼다. 그때마다 아이들의 부모가 보이는 반응은 『당신이 뭔데 남의 아이 기를 죽이는가』이다.
뜻밖에도 우리 주변에는 자기 자식이 밖에서 남들로부터 미움을 받든 손가락질을 받든 개의치 않고 오직 「기만 죽지 말아다오」하는 식으로 키우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밖에서 남들로부터 미움과 손가락질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결국에 가서는 기 또한 죽어버리고 말게 마련이다.
나는 자녀를 키울때 「다른 사람을 배려하라」는 것을 원칙으로 가르쳐왔다. 밥 먹을때 소리내지 마라, 입안에 음식을 넣은 채로 말하지 마라, 신발 뒤축을 꺾어 신거나 신을 끌고 다니지 마라 같은 것은 남한테 불쾌감을 주지말라는 뜻에서 어릴때부터 몸에 익도록 가르쳤다. 또 식당에 가서 소란은 커녕 조금 비스듬히 앉아서 옆 사람을 건드리게 되는 것도 절대 금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비스듬히 서거나 마구 돌아다니다가 남한테 부딪히게 되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 몸을 바로 세우게 하고 똑바로 행동하라고 일깨우곤 했다. 『무슨 행동을 하든 주위 사람을 의식하고 살아라』를 입에 달고 아이들을 키웠다.
흔히들 제멋대로 행동하고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 자유로운 사고를 낳는다고 생각하는데 큰 착각이다. 남을 배려한다는 것은 추상적인 사고를 할 줄 안다는 것이고 바로 이 추상적인 사고에서 창의력도 나오고 자유로운 사고도 나오는 것이다. 속담에 「똥은 옆에 두고 밥을 먹을 수 있어도 사람을 옆에 두고 (혼자)밥을 먹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주변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주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너무 나쁜 생각이다. 이렇게 남의 손가락질을 받아가면서 살린 기는 약간의 강압이나 유혹에도 쉽사리 꺾이는 나쁜 기일 뿐이다. 자녀를 사랑받게 만드는 참된 기를 살리는 부모가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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