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학생 개개인 특성파악·개성에 맞는 지도·‘담임 순번제’ 보완도/반대교사의 편견 편애 문제·촌지 더 심해져 확대시행 신중 기해야올해부터 일부 초등학교에서 시범실시 중인 초등학교 담임연임제에 관한 찬반의견이 분분하다. 담임연임제는 각 교육청의 재량에 따라 진행, 서울시의 경우 계상초등학교가 시범학교로 지정되어 실시중이다.
교육부가 내세운 연임제의 취지는 「2년동안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 개성에 맞는 지도를 할 수 있다」 「올해 처음 실시되는 초등영어교육을 같은 교사가 계속 담당할 수 있다」 등. 그러나 연임제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교사의 편견이나 편애가 심해질 우려가 있다」 「담임의 환심을 사기위한 촌지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학급이 활기를 잃고 교사도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등의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학교현장개선지원연구팀이 지난 2월 광명시의 전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의 80%, 학부모의 57%가 연임제에 반대했다. 학생들은 48%가 반대했다. 이 조사에서는 학부모와 학생이 특정담임교사에 대해 담임연임을 거부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특히 교사들의 반대가 높은 편이었다. 『교사도 개인적 편견이 있을 수 있다』 『교사의 지도스타일과 학생의 개성이 맞지 않을 경우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등이 교사와 학부모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반대이유였다. 교사들은 한 학생을 2년이상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을, 학부모들은 촌지문제를 또 다른 반대이유로 들기도 했다.
서울 아주초등 1년 담임 현인숙 교사는 『교사와 학생이 잘 맞으면 담임연임제가 좋은 결실을 맺겠지만 반대이면 크게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연임제에는 장점도 많다. 서울시교육청의 김지도 장학사는 『한 아동을 2년간 맡아야 한다면 담임교사의 책임감과 아동을 대하는 자세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담임연임제의 장점을 지적한다. 또한 지금과 같은 담임순번제에서는 전과목을 지도해야 하므로 교사의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는데 그에 대한 보완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초등2년생을 자녀로 둔 고모(33·주부)씨는 『담임이 촌지를 가져다 주지 않았다거나 규율에 잘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동을 차별대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담임연임제가 실시된다면 아이의 스트레스는 더 커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객관적인 성적이 학생평가기준으로 작용하는 중고등학교와 달리 자아가 확고하지 않은 초등학생은 담임교사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담임연임제 실시여부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새학기가 되면 담임과의 관계 때문에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의의 「학부모상담실」에 전화를 걸어오는 학부모들이 부쩍 늘어나는 사정이 이를 잘 대변한다. 하루 5∼6통의 상담전화 가운데 촌지, 체벌, 편애 등 담임과 관련한 내용이 90%이상을 차지한다.
각 교육청은 오는 연말에 교사와 학부모, 학생의 의견을 취합한 뒤 연임제 확대실시여부, 또 연임제 실시의 경우에도 학생·학부모에게 연임거부선택권 부여방안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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