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책임아래 제3국행… 비 한국대사관 비상/한국외무부 “경유기간 단축위해서 협의중”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의 베이징(북경) 출발이 임박한 가운데 제3국 경유지로 필리핀이 공개 거명되는 등 상황이 긴박해지고 있다. 일요일인 16일 출근한 외무부 당국자는 도밍고 시아존 필리핀외무장관의 필리핀 경유 가능성 언급과 관련, 『복수의 경유 대상국과 얘기가 있었다』고 말해 제3국 경유를 최초로 공식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필리핀이 제3국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출발이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주재 한국대사관에는 일부 실무자들의 비상근무가 확인됐다. 반면 싱가포르 등 여타 한국공관은 자동응답녹음만 남긴 채 대부분 정상적인 휴무에 들어갔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정종욱 대사를 비롯한 협상실무팀들이 15일 정대사와 탕자쉬엔(당가선) 중국외교부부부장의 접촉에 이어 중국측과 황비서 출발 발표시기, 제3국 체류시간, 경호문제 등에 관한 마무리 협의를 계속했다. 협상 실무자인 문봉주 주중 공사는 16일 『황비서는 아직 베이징에 있으며,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당국자는 『북한에는 제3국이 통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남은 협상이 황비서 출발의 발표시점 등 마무리차원의 사안에 모아질 것임을 시사했다.
황비서 출국이 임박해지면서 베이징 출발의 법적성격, 제3국체류기간, 이동시 경호 및 관할권문제 등도 정리돼 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황비서의 중국 출발이 추방이냐는 질문에 『망명에 대한 법적 결정을 중국이 부담하는 형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해 「망명을 위한 통과허용」 또는 「망명 불인정방침에 따른 추방」정도로 정리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경유 대상국으로 필리핀이 확정적으로 거론되자 외무부 당국자는 『복수의 국가 가운데 필리핀이 공개됐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3국 체류기간은 황비서의 베이징 출발 발표시점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제3국 체류기간이 짧을 경우 베이징출발 사실공개가 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무부 당국자는 『북한의 테러 가능성을 현실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제3국이 어차피 알려질 것이라는 전제아래 체류기간을 단축시키려는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황비서 일행의 경호는 우리측도 참여하되 중국이 주권행사 차원에서 제3국까지 책임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관련, 우리측 관련기관 외사팀 요원 수명이 지난 주말께 교육 참석차 자리를 비워 신병인수팀으로 파견됐다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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