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펠도른·티라나 외신=종합】 유럽연합(EU)은 16일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알바니아의 경찰과 군대를 재건하기 위해 고문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EU외무장관들은 이날 알바니아 정부의 개입요청과 관련, 이틀째 회담에서 알바니아에 대한 고문단 파견에 합의하고 준비조치로 네덜란드 고위 외무관리를 대표로 한 사절단을 보내기로 했다.
외무장관들은 알바니아의 반응이 긍정적일 경우 유엔의 승인아래 고문단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EU군대 및 경찰을 파견키로 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3,000∼4,000명의 군경 파견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EU의 본격개입에 대해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파병 주장과 영국과 독일의 파병불가 입장이 맞서 합의에 실패했다. 이날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는 서방의 자국민 철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비교적 평온을 유지했다.
이에 앞서 살리 베리샤 알바니아 대통령은 15일 늦어도 6월까지 실시키로 예정돼 있는 조기총선 이전에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리샤 대통령은 이날 군이 정부청사를 경계하는 가운데 집권 민주당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성명을 발표, 자신의 사임설을 일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퇴역군인 등에 무기 지급
○…베리샤 알바니아 대통령은 15일 질서회복을 위해 민병대를 조직한다는 포고령을 발표하고 지원자들에게 무기를 지급했다. 특히 수도 티라나의 국방부 건물 앞에는 퇴역군인 등 1,000명이 『국가의 위기를 구하겠다』며 몰려들었다.
○…작은 어선 등을 타고 폭 80㎞의 아드리아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탈출하는 알바니아 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이날 밤 난민 264명을 태우고 표류중인 알바니아 군함을 구조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91년 공산정권 붕괴후 3월에 2,000명, 8월에 1만8,000여명이 건너온 대탈출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4,000명 도심 평화시위
○…무장소요가 다소 평온을 회복한 가운데 16일 수도 티라나에서는 시민 4,000여명이 정부가 선포한 「희생자 추도의 날」을 맞아 도심에서 평화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이날 비정부 단체인 스캔더베그의 주도아래 인간사슬을 형성, 『평화』 『무기반납』을 외치며 경찰과 악수하는 등 가두행진을 벌였다.
○교황 무기반납 촉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6일 알바니아 국민들에게 무기를 내려놓도록 촉구하고 알바니아 정치재건을 위해 유럽각국이 협력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알바니아는 현재 오랜 독재치하에서 벗어나자 마자 또다시 전체적인 불안정속으로 빠져들었다』며 『유럽각국은 알바니아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국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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