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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호 격랑 헤쳐나갈까/우호인사 포진 일단 힘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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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호 격랑 헤쳐나갈까/우호인사 포진 일단 힘 실려

입력
1997.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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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처리·반발기류 역풍신한국당의 이회창 대표체제가 당3역과 대변인 등을 교체, 새로운 진용을 갖추고 출범했다. 과연 이회창체제가 순항할 지, 당안팎의 시선은 민감하다. 이대표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유력한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당내 대선주자는 물론 야당의 김대중·김종필 총재도 이회창체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주요 당직자의 면면을 보면, 당직개편이 이대표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박관용 사무총장, 김중위 정책위의장, 박희태 원내총무 모두가 이대표와 우호적인 인사들이다. 또한 이들 신임 당직자들은 92년 대선때 「YS대통령 만들기」에서 한몫을 한 사람들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이대표가 나름대로 당내 경선은 물론 대선까지 고려, 이들을 발탁한 증좌로도 해석되는 대목들이다. 전반적으로 팀워크에 문제가 없는 인사들이 발탁됐으며 여권핵심부의 견제역할을 하는 당직자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신임 당직자중 관심대상은 역시 박총장이다. 박총장은 민주계이지만, 김덕룡·서석재 의원 중심의 「민주계 결속론」에 회의적이었다. 특히 박총장은 대통령비서실장을 역임, 이른바 김심의 전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런 박총장이 이대표체제의 일원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반이회창세력의 결집에 어느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총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성향을 보일지는 좀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일단 총장직 수락만으로도 민주계 주축그룹으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있다.

민정계인 김의장이나 박총무는 친이회창노선을 견지해온 김윤환 고문의 「21세기 정책연구원」 멤버이며, 개인적으로도 이대표와 가까운 사이다. 당내 경선국면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경우 김의장이나 박총무가 이대표 대세굳히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대표체제의 앞날에는 만만치않은 험로가 놓여있다. 무엇보다 김현철씨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법대로 처리」라는 원칙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이 적정한지는 고도의 판단을 요하는 부분이다. 현재 여론만을 고려하면 현철씨를 단죄하는게 옳고, 이대표 주변에서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이후 동정론이 나타났듯이 현철씨 처벌도 부산·경남권의 미묘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당헌·당규 개정작업도 신중하게 처리해야할 과제다. 자칫 불공정시비를 야기할 「인화성」 사안인데다 다른 대선주자들이 예민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대목이다.

다른 대선주자들이 반이회창 전선을 형성하는 분위기도 부담스럽다. 야당도 이대표의 「상처내기」에 주력하겠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보사태와 현철씨파문이 이어지면서 무기력해지고 이완된 당내 분위기를 추스르는 문제도 간단치않다. 이런 장애물들이 이회창체제의 정치력을 시험하는 검증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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