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바다 새 들꽃 그리고 사람/자연없는 휴머니즘은 가라!작가 한승원(58)씨의 작품에는 언제나 바다의 풍경이 있다. 그가 68년 「파도소리」로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뽑혀 등단한 이후 30년 가까이 바다와 주변의 풍광은 창의력을 마르지 않게 하는 원천이었다.
한승원의 소설속에는 항상 해안을 끼고 사는 사람들의 토속적인 삶, 맑고 짙푸른 하늘, 출렁거리는 쪽빛 파도가 보인다. 그래서인지 한씨의 자연 사랑은 유별나다.
계간 「작가세계」에 소개됐던 한씨의 장편 「연꽃바다」(세계사간)가 아담한 장정으로 출간됐다. 자연의 조화로움과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인간의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공박한다.
자연 사랑과 환경파괴에 대해 느끼는 안타까움을 드러낸 작품이다.
시인이자 정치가인 주철은 세여자를 통해 네자녀를 낳는다. 주철의 죽음이 임박해지자 바닷가 주철의 매실농장을 찾은 자녀들은 슬픔이나 걱정은 뒤로 한 채, 공기총과 전기톱으로 서로를 위협하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재산싸움을 벌인다. 자녀들의 싸움은 주철의 재산이 모두 경매에 붙여졌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전환점을 맞고 주철은 욕망에 이끌리는 삶을 살지 말라는 당부를 마치고 숨을 거둔다.
「연꽃바다」는 독특한 이야기법을 도입했다. 아름다운 해변의 매실농장과 백양나무, 나무에 깃든 한쌍의 박새를 자연의 대표로 의인화, 인간들의 추악한 싸움을 목격하고 비난한다. 말이 없는 자연에 생각을 불어넣음으로써 작가는 인간만사의 덧없고 초라함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하려고 생각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하는 것이었다. 바다도 메우려고 생각하면 메우고 산도 허물어버리려면 허물어버리는 그들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자기들만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존재하도록 신이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고 비판한다. 철저히 인간 중심으로 마련된 휴머니즘에 대한 엄숙한 경고이다. 사람들은>
한씨는 『잠자는 병에 걸려 있는 할아버지에게 「눈떠!」라는 손자의 외침이 바로 이 소설의 계기이자 내용이다. 사람의 욕심 때문에 이 세상이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인간 뿐 아니라 동식물, 심지어는 미생물을 포함한 모두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말하려 했다. 「연꽃바다」는 바로 우주적 화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