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과소비」도 그 주범 중 하나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과소비를 한다고 인정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바로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 다음 단계의 소비부터가 과소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TV에서는 과소비 문제를 다룰 때마다 어김없이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하는 수입의류 가구 혹은 보석 같은 것을 보여준다. 마치 이런 식의 소비만 과소비인양 한풀이식으로 지탄하고 돌은 던지면서 간접적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과소비란 꼭 그렇게 엄청난 지출을 하는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수입이나 생활수준을 벗어난 소비면 모두 과소비라고 나는 믿는다. 한마디로 과소비는 절대적인 평가기준이 있는게 아니다. 스스로의 경제적 수준과 도덕에 견주어 부담과 흠이 있는 생활이라면 과소비인 것이다.
엄청난 액수의 고가사치품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리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마는, 열심히 일하고 세금 정확하게 내고 정직하게 번 돈으로 그런 호사를 누린다면 그들을 지탄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과연 피땀 흘려 정직하게 번 돈을 그렇게 흥청망청 쓸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달 태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특별히 깊은 생각을 한 것은 아니고 운동장이 바로 옆에 있어 시간상 경제적이고 또 조용해서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반응은 의외였다. 많은 분들이 대표팀이 선수촌으로 들어간 것에 대해 『아주 잘했다』고 말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신선해하고 좋아하는 것이었다. 이런 반응을 보면서 이제 우리사회가 다시 정리정돈을 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해외전지훈련 때면 호텔에서 양말 한켤레 빠는데 몇달러씩 내며 맡기던 젊은 선수들이 이제는 제 손으로 쓱쓱 문질러 빨아 꼭 짜서 털털 털어 넌다. 그렇게 하도록 시키는 나뿐이 아니라, 그들도 변화를 통해서 절약 이상의 신선함을 맛보길 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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