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 베리샤 알바니아 대통령이 13일 현사태수습을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군사개입을 요청함으로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개입여부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서방측의 반응은 일단 부정적이다. 현사태가 제2의 보스니아사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데다 사태발발 책임이 베리샤정권에 있는 만큼 군사개입에 나설 명분도 미약하기 때문이다. 무장 시위대가 발호하고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는 무법천지에 군대를 파견할 경우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나토는 13일 브뤼셀에서 회원국 대사회의를 소집, 알바니아 사태를 논의했지만 『어떤 형태의 개입이나 지원계획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엔도 다국적군의 파견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안보리는 14일 폭력사태의 중지를 촉구하는 성명만 발표했을 뿐이다. 다만 유럽 10개국으로 구성된 서유럽동맹(WEU)이 13일 알바니아 사태개입 준비를 위한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권고안도 인도적 지원, 평화유지 업무 등에 대비할 것을 요구하는 극히 기본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과 이탈리아 등은 자국인의 철수작전에 필요할 경우에만 소수의 군병력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2,000명의 자국인을 철수시키기 위해 군헬기 4대를 동원, 본격적인 철수작전을 개시했고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도 자국민 소개를 서두르고 있다.
서방측은 이처럼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꺼리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대량 난민이 발생할 경우에도 계속 팔짱을 끼고 있을지는 의문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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