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회창 대표가 해야 할 일(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회창 대표가 해야 할 일(사설)

입력
1997.03.14 00:00
0 0

신한국당이 13일 하오 전국위원회를 열고 이회창 상임고문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우리는 이대표의 취임에 무거운 마음으로 몇가지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우리와 같은 정치체제 아래서 집권당과 정부와의 관계, 흔히 말하는 당정관계란 동전의 앞뒤와 같은 것으로,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광범위한 국정개입 의혹이 국기를 뿌리째 흔들고 있는 오늘과 같은 총체적 위기상황에서 집권당의 체제정비는 바로 실종된 정치의 정비이며 또 이 난국을 하루속히 수습해 주기를 바라는 국민적 염원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이 자신의 권력누수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도 이대표를 신임대표로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런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김대통령으로서는 이제 더이상의 다른 선택이 없는, 마지막 승부수라는 사실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게 한다. 따라서 이대표 자신에게는 이번이 기회이자 정치생명을 건 시험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대표에게 주문하고자 하는 것은 먼저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이에 상응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추악한 정경유착비리인 한보사건에 이어,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대통령 아들의 국정개입사건으로 일대 위기 상황이다. 경제는 바닥을 모른채 추락하고 있고, 국정은 온통 이 사건의 여파로 뒤죽박죽인채 함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불행한 시점에 이대표체제가 출범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대표가 자신에게 맡겨진 시대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현철씨 문제에 대해 한점의 가감도 없이 단호하게 풀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한다고 본다. 집권당도 이의 실천을 위해 적극적인 뒷받침을 하도록 이대표가 앞장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국정조사특위에 현철씨를 증인으로 세우는데 집권당이 솔선토록 해야 한다.

이대표는 또 자신이 평소 주장했던 「패거리 정치」의 청산에 앞장서야 한다. 이른바 PK와 K2가 떠난 자리에 새로운 패거리들이 몰려든다는 소리가 나오게 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실추된 집권당의 위신을 회복하고, 대선후보의 불공정 경선소지도 없애 그 과정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관리할 책무가 그에게 있다.

우리는 이대표가 법조재직시 소신판결을 통해 「대쪽판사」란 별명을 듣고 있던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번 노동관계법 날치기파동때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채 시류에 따랐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 서두에 지적했듯이 김대통령의 마지막 승부수라 할 수 있는 이대표마저 무너져 내릴 경우, 정국의 앞날은 불문가지다. 우리가 이대표를 통한 정국수습이 성공하기를 비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의 활동공간도 넓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