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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 휴게소 입찰/현철씨 관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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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 휴게소 입찰/현철씨 관여 의혹

입력
1997.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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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인 건설사 사장 운영권 따내/박경식씨 청탁엔 “서류 보내달라”/경실련 「현철씨 비디오테이프」 공개G남성클리닉 원장 박경식(44)씨의 폭로대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절친한 사이인 전 대호건설 사장 이성호(37)씨가 대리인을 내세워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을 따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현철씨가 95년 고속도로휴게소 민영화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돼 이 부분에 대한 검찰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G남성클리닉 원장 박경식(44)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양대석(38) 사무국장과 접촉하면서 10여차례 『현철씨 친구인 이씨가 고속도로휴게소 1∼2개의 운영권을 따낸 것은 현철씨의 도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호건설 이건 전 회장의 장남인 이씨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체류중이며 이 전회장의 소유였던 서초구 모헬스클럽에서 현철씨와 자주 접촉하는 등 절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사 취재결과 이씨는 95년 2월 자신이 대표인 덕산개발, 대호건설의 자회사로 88년 경기 용인시에 세운 (주)세미냉장 명의로 각각 경부선 천안휴게소와 영동선 소사휴게소(강원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 운영권 입찰에 참여했다. 2백46개 업체가 참여한 천안휴게소 입찰에서 이씨는 입찰보증금 26억7백여만원을 제시, 탈락했지만 96개 업체가 입찰에 응한 소사휴게소는 29억1백96만1천원으로 응찰, 운영권을 따냈다. 당시 이씨는 신모(48)씨를 (주)세미냉장의 대표자로 내세워 입찰에 참여했지만 취재결과 현재 주식의 50%를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도 친인척 명의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자본금 20억원 종업원 21명의 소규모 업체였던 이 회사의 95년 매출액은 49억원으로, 이중 29억원이 휴게소 수입이다.

경실련이 이날 공개한 현철씨의 연합텔레비전뉴스(YTN) 인사 개입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에 따르면 현철씨는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을 따게 해달라는 박씨의 청탁에 『(입찰)서류를 내 사무실로 보내달라』며 검토의사를 비쳤다.

경실련은 『이는 현철씨가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 입찰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박씨의 주장대로 현철씨와 가까운 이씨가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을 따낸 사실은 결국 현철씨가 이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 입찰은 입찰보증금을 기준으로 예정가 이상을 제시한 입찰자중 최상위 15%까지 입찰한 자의 입찰보증금을 평균내 바로 위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를 선정했기 때문에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밝혔다.<이동국·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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