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을 투자하면 4개월만에 투자원금의 2배를 만들어 드립니다」 최근의 알바니아 사태가 이런 방식의 피라미드 금융사기사건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합법적인 다단계 판매를 위장한 피라미드식 판매가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피라미드판매는 95년 국내에서도 한동안 커다란 사회문제로 부각된바 있으나 정부의 강력한 단속으로 수면아래로 잠겨버렸다. 그러나 최근들어 정부가 공인한 합법적인 다단계 판매회사가 늘어나면서 다단계 회사를 위장한 피라미드 판매회사들이 다시 기승을 부려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 보호원과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주로 외국기업에 의해 장악된 국내 다단계 시장은 지난해 총매출 7,600억원대로 성장률 370%를 돌파하는 등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피라미드 판매사는 시·도에서 요구하는 다단계 판매회사의 형식요건을 갖춰 등록한뒤 실제로는 피라미드식 판매로 피해자들을 울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가정주부뿐 아니라 대학생과 대민업무를 하는 공무원들 사이에 피라미드 판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자석요를 판매하는 K피라미드 판매사에서 9개월동안 판매원으로 활동한 P양은 등록금까지 날리고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P양은 350만원을 내고 자석요를 구입하면 6개월이 지난뒤 원금을 돌려주고 친구 1명씩 데려올때마다 수당을 준다는 말에 속아 피라미드 판매에 나섰다. 써클 친구 5명을 회원에 가입시켰으나 이들 모두 350만원의 가입비만 낸채 물품도 받지못해 피해만 봤다. P양은 이미 선후배들에게까지 피해를 준 상태이기 때문에 캠퍼스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포기했다.
40대 주부 K씨는 지난해 10월 『200만원을 투자하고 신규회원을 끌어오면 원금상환과 함께 1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한 피라미드 판매회사에 빠져들어 친척은 물론 동네 부인들까지 설득해 판매원으로 입회시킨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판매원 1,076명에게서 총 406억원을 가로채고 부도를 내고 말았다.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의 경우 물품가격을 100만원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나 피라미드 업자들은 100만원이하의 제품 몇가지를 세트화해 판매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 즉 상품 낱개의 가격은 몇십만으로 책정해 단속의 눈길을 피하면서 판매원들에게는 반드시 세트로 팔 것을 강요하거나 세트로 구입해서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고 설득하는 식이다.
김승보 녹색소비자연대정책실장은 『최근 신종 피라미드 판매수법은 정부가 제정한 방문판매의 법적 틈새를 비집으면서 고객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며 『이들은 실제로 판매하는 제품은 없으면서 단지 사람만을 끌어들여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장학만 기자>장학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