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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2/16세기때 아·아주로 확산(역사속의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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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2/16세기때 아·아주로 확산(역사속의 질병)

입력
1997.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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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학자들은 16세기 유럽에 적어도 20차례의 인플루엔자 유행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특히 1580년의 대유행은 유럽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아시아 아프리카 등 이른바 구대륙 전체를 휩쓴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 규모의 교류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400여년 전에 이미 질병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학자들의 이같은 주장이 맞는다면 우리나라에도 임진왜란(1592∼1598) 직전에 인플루엔자 유행이 있었으리라고 짐작된다.아메리카에는 이전에 두창이나 홍역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유럽인들이 나타나기까지는 인플루엔자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같다. 1580년의 대유행에서도 아메리카는 제외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세계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은 17세기 중엽으로 추정된다. 식민지 총독을 지낸 윈스럽은 1647년 미국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방에 첫번째 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있었음을 기록으로 남겼다. 거기서 발생한 인플루엔자는 곧 아메리카대륙 곳곳으로 퍼져 나갔는데, 서인도제도에서의 피해가 가장 심했다.

전체 인구를 정확히 몰라 사망비율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바베이도스 등 몇몇 섬에서 순식간에 5,000∼6,000명이 희생됐다. 유럽에서 이주해온 백인들보다 면역력이 전혀 없는 원주민들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손쉬운 먹이가 됐던 것이다. 그 뒤 신대륙에서도 구대륙과 마찬가지로 유행이 반복됐으나, 피해는 초기에 비해 훨씬 줄었다. 아메리카 사람들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적과의 동침」방법을 익히게 된 것이다.<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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