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부정부패 조사 박씨,집요하게 요구”/녹음테이프 훔친게 아니라 제보받은 것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 양대석(38) 사무국장은 11일 『G남성클리닉 원장 박경식씨가 「정치인, 청와대 인사 등 10여명이 병원을 방문, 치료를 받거나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양국장은 『실제 박씨의 병원에서 가져 온 비디오테이프에서 고위 인사들이 치료를 받거나 얘기를 나누는 장면을 보았지만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현철씨 목소리가 담긴 녹음테이프를 입수한 경위는.
『지난해말 박씨 병원의 직원으로 보이는 20대 여자가 경실련에 찾아와 놓고 갔다. 박씨는 당시 자신이 보낸 사람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뒤에 경실련이 보관중인 테이프와 함께 양심선언을 하겠다고 했고 현철씨의 비리를 제보한 사람도 지난해 6월 (주)메디슨 특혜의혹을 제기한 박씨 밖에 없어 그가 사람을 보낸 것으로 확신했다』
―박씨는 양국장이 녹음테이프를 훔쳐갔다고 신고했는데.
『녹음테이프는 훔치지 않았다. 비디오테이프만 가져왔을 뿐이다. 올해초 현철씨의 「…절뚝거리는」이라는 발언이 폭로됐을 때 박씨가 「야당이 훔쳐갔다」고 말한 것처럼 박씨가 유사한 의도로 내가 훔쳐갔다고 하는 것같다』
―비디오테이프를 몰래 가져나온 이유는.
『3, 4주전 박씨의 양심선언을 종용하기 위해 접촉하는 과정에서 비디오테이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씨는 내용을 보여달라고 하자 처음에는 거부했다. 그러나 박씨가 나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녹화했을 것이라고 생각돼 2주전쯤 박씨 병원을 다시 방문했다. 그 때 박씨가 원장사무실에서 「Y」라는 영문 이니셜이 적힌 비디오테이프를 빠르게 보여줬는데 내 모습이 있었다. 박씨가 다른 비디오테이프를 찾는 사이 그 테이프를 몰래 들고 나왔다. 집에서 틀어보니 현철씨가 어떤 인사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있었다』
―비디오테이프에는 어떤 내용이 녹화돼 있나.
『현철씨가 외부 인사와 연합텔레비전뉴스(YTN) 인사문제를 통화한 뒤 밖에 나가기 위해 출입문쪽으로 가자 박씨가 현철씨에게 「평생 먹고 살 수 있도록 고속도로 휴게소를 내달라. 진도그룹 이름으로 응찰하겠다」고 청탁하고 현철씨의 거절하는 장면이 들어 있었다. 이외에도 여러 고위 인사들이 치료를 받거나 대화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을 한 것같았다. 박씨는 「병원에서 정치인, 청와대 인사 10여명이 치료를 받거나 대화를 나눴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박씨와 현철씨 관계에 대해 들은 내용은 없나.
『지난해말 앰배서더호텔에서 만날 때 박씨는 「야당이 형(박경재 변호사)을 통해 100억원을 주는 대가로 현철씨 관련자료를 넘겨달라고 제의해 왔다」고 내게 말했다. 또 현철씨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박씨로부터 듣고 비디오테이프 내용도 보았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
―박씨가 그 외에 더 한 말은.
『현철씨 비리문제로 접촉하면서 박씨는 「현철씨와 관련된 핵폭탄을 수백개 가지고 있다」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 또 현철씨의 부정부패를 조사해 줄 것을 집요하게 요구했고 아무 이유없이 돈까지 주려 했다. 특히 자신을 죽이거나 음해하려 할 경우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하겠다고 말하는 등 일반의 상식이나 정도를 벗어나 있었다. 경실련이 테이프를 공개하지 못한 이유도 박씨의 불순한 의도를 알았기 때문이다』
―비디오테이프는 보관하고 있나.
『박씨가 나를 협박하기 위해 비디오테이프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또 여러가지 지저분한 장면이 포함돼 있었고 현철씨 부분도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생각돼 도저히 내 가치관으로는 남겨둘 수 없었다. 녹음테이프와 함께 집 근처에 폐기 처분했다. 녹음테이프는 박씨가 비디오테이프의 일부 내용을 발췌 제작한 것이다』<정진황 기자>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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