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8일) 경기도 이천의 한 호텔에서 리처드 크리스텐슨 주한 미 대리대사가 이례적으로 이천 시민포럼(준비위원장 류종렬 박사)에 나갔다가 시민들의 연속적인 미국때리기 질문을 받고 『지방에 와서 많이 배워 갖고 간다』는 고백을 했다.크리스텐슨 대리대사는 이날 이천시장, 시의회의장, 시의원, 지방화가, 도예가, 그리고 신둔면 노인회장 김흥률씨를 비롯한 이 지방저명인사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초청연설을 갖고 한미관계 및 남북문제를 말하면서 낙관론을 폈다. 한국은 지난 세대동안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했고 그 결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까지 가입하게 됐으며 비록 현재는 남북관계 개선의 진전이 없고 국내적으로도 어려운 점이 많지만 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문제에 관해서는 전통적인 한미안보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이 북한의 연착륙을 도와 남북대화를 이끈다면 한반도안전 내지 동북아안전은 보장될 것이라며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94년의 제네바협상때 남한대표를 문밖에 세워놓고 북한과 핵협상을 한 것이 약간 껄끄러운 문제로 남아 있지만 그당시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며 이런 북한과의 협상과정의 성숙이 결국 강릉무장공비침투때 북한의 공식적인 유감성명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낙관론연설에 이어 시민들이 제기한 회의론은 매서운 것들이었다. 『미국의 북한연착륙론은 죽어가는 공산독재를 연명하는 의미이외에 무엇인가』, 『소련도 망했고 중국도 개방됐는데 강대국 미국이 한반도 통일 하나 시키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남북한에 양다리를 걸쳐 골목대장 노릇하지 말고 남북통일의 길로 미국정책이 서야 한다』, 『공산당은 아무리 줘도 끝이 없고 결국에는 마누라까지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니 미국이 속고 있는 것이다』, 『공산당을 통하지 않고 우리가 나눠줄 수만 있으면 이천쌀을 주겠다』는 등 열띤 반론이 나왔다. 크리스텐슨 대리대사는 기탄없는 질문을 해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했다. 미국외교는 이제 지방을 파고드는 포럼외교로 나가는 것인지.<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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