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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 맹방은 없다/첨단기술 빼내려다 들통 미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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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 맹방은 없다/첨단기술 빼내려다 들통 미 외교관

입력
1997.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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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정부서 이례적 스파이혐의 추방미국과 독일이 첩보전의 무게중심이 정치분야에서 경제쪽으로 옮아가고 있는 경향을 반영하는 스파이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독일은 최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본 주재 미국대사관의 한 고위외교관을 스파이 혐의로 출국조치했다. 독일언론들은 미 중앙정보국(CIA)소속인 이 외교관이 독일 경제부의 관리로부터 하이테크기술에 관한 일급비밀을 빼내려다 적발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맹방인 양국이 경제문제에 관한 한 더이상 우방국이 아님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독일은 과거 냉전시대부터 미국의 해외정보수집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 독일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정보원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 주었으며 미국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각국에 정보망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탈냉전시대에 접어들면서 미국과 유럽각국들은 경제적으로 경쟁을 가속화했고 이에따라 유럽주재 미국 정보원들도 주재국의 경제정보를 입수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미국과 유럽각국들의 이같은 첩보전은 프랑스가 95년 CIA요원 5명을 추방함으로써 표면화했다. 프랑스는 당시 미국의 경제정보수집활동에 격분, 미국과 테러 및 무기밀매분야 등에서 정보교류 단절을 선언하고 유럽각국에 미국의 스파이활동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라고 통보했다.

특히 독일 정보총수인 베른트 슈미트바우어는 이번 사건이 터지기 몇달전 헬무트 콜 총리에게 독일주재 미국정보원의 규모를 축소할 것을 미국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이와관련 콜 총리는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스파이 추방으로까지 사건이 불거진 것이다.

양국은 이번 사건으로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손상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는 말을 다시금 실감시켜 주고 있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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