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생활 부적응서 비롯/주의력 결핍·퇴행행동/공격적 성향 보이기도어린이도 스트레스를 받을까. 「맞벌이, 이혼 등으로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어린이가 늘어나고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요즘 어린이들은 성인 못지않게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것이 소아정신과전문의들의 진단이다.
서울대 조수철(소아정신과) 교수는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갓 입학한 어린이는 처음으로 어머니와 떨어지게된 데 따른 격리불안, 조직생활에의 부적응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 때문에 병원을 찾기도 한다. 수영, 컴퓨터, 영어 등 서너개의 과외에 쫓겨 다니거나 학업성적 때문에 닥달을 받는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는 보통 주변환경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이 신체적인 결함에 의한 것도 있다. 교실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주의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는 전뇌부분의 이상에 인한 것으로 의학적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에서는 치료와 함께 개별적인 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은 편이다. 주의결핍 및 과잉행동장애아는 선생님의 체벌과 질타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태가 더 악화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성신여대 심리건강연구소 채규만(심리학) 교수는 『어린이 스트레스는 어른과 달리 스스로 통제할 능력이 부족한 데다 성격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고 설명한다.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우울증에 빠지거나 침체되는 성인과 달리 아동은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게 된다. 또 평소에 하지않던 퇴행행동을 하거나 밤에 자다 놀라 깨기도 한다. 복통, 두통이나 원형탈모증 등 신체적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되는 환경은 부모가 이혼하거나 심각한 부부갈등을 보일 때이다. 『아이들은 나 때문에 부모가 헤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죄의식을 갖게 된다.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점을 이해시키고 부모가 헤어지더라도 아이는 계속 사랑한다는 점을 알려 안심시켜야 한다』고 채교수는 말한다.
박성순(박성순소아정신과 원장)씨는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아이의 경우 그림을 그리거나 동화를 꾸미는 등 우회적으로 문제에 접근해가는 것이 좋다. 평소에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정서적인 교감을 가지는 것이 스트레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극도의 불안감이나 대인기피증을 보이는 등 상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병원의 소아정신과나 상담소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김동선 기자>김동선>
◇어린이스트레스 상담 기관
성신여대심리건강연구소(소장 채규만) (02)926-1272
원광아동상담센터(소장 유미숙) (02)561-2082
동부아동상담소(소장 김안나 수녀) (02)248-4567
인간발달복지연구소(소장 이춘재) (02)584-9358
문래청소년회관 청소년진로진학상담실(실장 황미구) (02)676-6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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