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굴지 에어프로덕트 케미컬사 대전단지 입주신청 불합격 판정/“환경친화형 불구 공해업소 취급”외국인의 국내투자가 갈수록 감소, 투자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가운데 세계적 기업이 대규모 국내투자를 계획했다가 공단입주를 거절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 화학전문업체 에어프로덕트 케미컬사가 최근 대전 제4공업단지에 입주신청을 냈다가 특별한 이유없이 「불합격」판정을 받았다. 이 회사는 3,500만달러규모의 정밀화학공장을 건립하는 야심찬 투자계획을 세웠다가 이를 백지화할 처지에 놓여있다.
대전시는 지난달 24일 시공무원·대학교수·환경기관담당자 등 17명으로 구성된 공업단지심의위원회를 열고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은 기계가 노후화하면 폭발위험성이 있고 독극물과 악취를 방출할 우려도 있다』며 에어프로덕트사의 입주신청을 부결처리했다. 공단업무를 주관하는 대전시 공업과의 관계자는 『에어프로덕트가 신청한 공장부지는 1만4,000평인데 비해 완전자동화시스템에 의해 가동되는 공장이어서 고용창출효과는 50명정도에 불과,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부연설명을 했다.
이에 대해 에어프로덕트사는 대전시가 사업계획에 대한 정밀검토도 없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55년 역사의 완벽한 공정관리시스템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온데다 주력분야인 고분자 유제(이멀전)가 고도의 정제수를 이용해 생산되는 환경친화형 정밀화학분야인데도 한국이 이를 무시한채 마치 공해업체로 취급하는데 대해 어처구니 없어하고 있다. 이 유제는 부직포섬유와 첨단접착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것이다. 또한 이미 공단내에 제지·화학공장 등 유사업종이 상당수 입주해있을 뿐 아니라 이번에 함께 입주신청서를 낸 한국의 모페인트사에 대해서는 입주가 허용돼 형평성문제까지 낳고 있다.
한국에어프로덕트사의 한 관계자는 『고분자 유제공장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는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일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라며 『한국처럼 상식이 통하지 않는 풍토에서는 투자 자체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본사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에어프로덕트의 한국투자 컨설팅을 맡았던 S.H.Jang & Associates사의 장성현(58) 대표는 『에어프로덕트같은 첨단업체의 한국진출은 첨단기술의 이전효과는 물론 지속적인 고용창출효과, 세수증대 등으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며 『그렇지 않아도 외국업체들이 공장용지값이 비싸서 투자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마당에 유망업체들을 국가정책적으로 끌어들이지는 못할망정 내쫓아서야 되겠는가』고 반문했다.<변형섭 기자>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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