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준고위회담 의식 긍정적 반응보여/경제지원 등 구체조건 협상틀 마련한 셈5일의 4자회담 공동설명회에 대해 북한측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회담이 모색의 단계에서 성사의 단계로 진입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국측은 이날 북한의 반응에 대해 『당초 기대했던 수준 이상』이라고 규정했다. 또 미국측은 『최선의 반응이 회담참석 의사표명이라고 할 때 차선수준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 스스로도 이번 설명회 참석에 대해 『현재의 한반도 정세로 미루어 볼 때 설명회참석은 큰 용단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앞으로 관련국간 협상은 4자회담성사를 전제로 한 조건충족, 혹은 실리확보의 과정을 수반할 줄다리기가 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이는 북한측이 우선 바라는 경제지원의 방법론과 속도를 둘러싼 모양만들기일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번 회담은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데는 실패했다. 북한측은 이날 설명회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해서는 북·미간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고수했다. 또 한 북한 관계자는 별도 석상에서 『4자회담은 당사국들의 동등한 국가적 지위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먼저 미국이 북한을 적성시하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쪽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있는 내심을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이날 북한측이 『검토해 보겠다』든지 『무슨 제안이든 다 들을 용의가 있다』고 한 발언으로 미뤄 4자회담문제를 현안으로 추가시킨 상태에서 시간을 벌며 실리를 최대한 챙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말해 북한측의 반응은 해석상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한반도문제에 대한 북한측의 기본입장은 미국을 상대로 한 해법에 기초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설명회에서 보인 긍정적 태도도 7일 열릴 북·미회담을 염두에 두고 취한 제스처일 수 있다는 분석이 여기서 비롯된다. 한 관측통은 『북한이 북·미회담을 실질적으로 중시한다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설명회의 판을 깰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의 궁극적 목표가 북한과의 양자관계에 그친다기보다는 4자회담 성사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남북간 당사자 대화를 강조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대미관계개선 희망은 미국측으로 하여금 4자회담참석을 유도하는 지렛대로 이용될 수 있으며 이날의 설명회와 7일의 북·미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북한은 자의든 타의든 4자회담의 틀속으로 엮어져 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뉴욕=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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