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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이한동’ 굳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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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이한동’ 굳혀지나

입력
1997.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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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리 입성’ 다목적카드에 운신폭 좁아져 다른 선택 힘들듯이수성 전 총리가 4일 신한국당 상임고문에 임명됨에 따라 그렇잖아도 간단찮던 여권의 대권구도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졌다.

이리저리 얽혀있는 기존의 대권구도에 또다른 변수 하나가 추가됐다는 의미로만 보기에는 이총리 카드가 지니는 함의는 지나치게 다목적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차기대표 인선은 해법찾기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우선 차기 당대표직이 갖는 의미가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상정해 온 것과 상당부분 달라질 개연성이 제기되고 있다. 차기대표의 책무가 공정한 경선관리에만 그치는 게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총리를 두고 「와일드 카드형」대표 가능성이 당내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것은 차기대표는 단순한 당의 관리자를 넘어 대권을 향한 열린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는 인물일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또 대표기용 여부와 상관없이 이 전총리의 영입이 당 분위기의 활성화는 물론 당운영의 긴장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총리 카드는 여러가지 추측을 낳고있다.

그럼에도 당내의 일반적 분위기는 이 전총리의 대표기용에 회의적인 게 사실이다. 바닥에 떨어진 당의 사기를 추스르고, 정권재창출의 대장정을 이끌어가기 위해선 아무래도 원외대표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이 전총리의 당 진입으로 대표자리는 이한동 고문에게 기울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 당내의 대체적 분석이다.

당초 여권핵심부의 차기대표 인선에는 크게 2가지 기준이 있었다. 하나는 집권말기의 당을 이끌어야 하는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사여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정한 당내 후보경선을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기준에 근거해 가장 강력한 대표후보로 거론돼온 인물이 이고문이었다. 실제로 이고문이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대표직 수락을 제의받았다는 설이 여권 소식통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흘러나왔고, 이고문캠프에서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여론 떠보기에서 여권핵심부와 이고문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었다. 여권핵심부는 여론의 반향을 살핌으로써 「안전한」 인선의 가닥을 잡을 수 있었고, 이고문측은 대표후보로 거론되는 사실 자체가 인지도와 지지도 끌어올리기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만큼 싫어할 까닭이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고문이 대표를 맡을 경우 대권포기의 전제조건을 수락해야 한다는 점인데, 이고문은 여전히 대권도전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있다.

이 전총리의 고문 임명은 이같은 상황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전총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힘이 실릴게 분명한 만큼 이한동 고문으로선 선택지가 대표쪽으로 모아질 수 밖에 없게 됐다는 이야기다.

또 자신의 선택여하에 따라 이수성 대표 카드가 새로 등장할 수도, 최형우 대표카드가 되살아 날 수도 있는 형편인만큼 이고문으로선 두마리 토끼쫓기를 할만큼 형편이 한가롭지않은 게 사실이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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