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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으로 알아본 알바니아 사태

입력
1997.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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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의 ‘4·19’ 공산통치 불만 누적/금융사기로 폭발 피해액 GNP 30%―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유는.

『일차적으로 「피라미드식 투자회사」가 도산했기 때문이다. 시민은 최고 100%의 고이자를 보장해 준다는 말만 믿고 친지들까지 끌어들였다가 돈을 날렸다. 350만 국민중 50만명 정도가 한해 국민총생산의 30%인 10억달러를 사기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특히 국민에게 피라미드식 투자를 권장해왔기 때문에 화살을 맞게 됐다. 게다가 이들 회사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났다』

―왜 유혈폭동으로까지 번졌나.

『정부가 피해보상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고 피해정도도 대다수 시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수준이어서 시위가 격화했다. 그러다 1일 시위대가 무기고를 습격하면서부터 산발적 교전양상으로 번진 것이다. 지금까지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50년 공산통치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살리 베리샤 대통령 정부는 민주당 아닌가.

『알바니아는 85년 엔베르 호자가 사망함으로써 40년 공산독재에 종지부를 찍었다. 후계자인 라미즈 알리아는 80년대말 동유럽에 민주화 열풍이 불어닥치자 부분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폈으나 실패했다. 92년 베리샤 대통령이 집권, 시장경제를 추진했으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다. 사법부와 방송은 정부에 철저히 장악돼 있고 시민은 아직도 외국인과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금기로 여기고 있다. 반정부 인사에 대한 탄압도 여전하다. 시민은 대부분 호자에서 베리샤로 사람만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정부는 결국 무너질 것인가.

『이번 사태는 단순 반정부 시위라기보다 공산통치로 일그러진 알바니아 현대사에 대한 총체적 부정이다. 정부가 탱크를 동원한다고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한국으로 치면 4·19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서유럽에서는 이 사태를 어떻게 보나.

『발칸반도 전역에 미칠 파장과 함께 가장 우려하는 것은 대량난민 사태다. 특히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둔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그리스는 유럽연합(EU)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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