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공기놀이·망차기·다방구…/협동·인내심 길러주고 지능계발에도 큰 도움숨바꼭질, 오징어놀이, 망차기 등 우리 전래놀이는 체력과 유대감을 길러주는 좋은 교육방법이었다. 방과 후 서너 개의 과외에 쫓겨 다니며 놀이를 잊어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전래놀이를 알려주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87년 결성돼, 전국의 전래놀이를 발굴·보급하는 데 앞장서온 「놀이연구회」 소속 초등교사 27명은 체육시간에 놀이를 가르치고 있다. 「놀이연구회」가 방학 때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놀이배움터」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참실연수」 「도깨비캠프」 등은 매번 호응이 높다. 서울 미동, 상월 등 몇몇 초등학교에서는 학교장 재량으로 진행되는 수업시간에 컴퓨터나 영어대신 전래놀이를 가르치기도 한다.
전래놀이는 땅에 놀이판을 그리거나 돌멩이, 나뭇가지 등 자연물을 놀잇감으로 이용하는 자연친화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또 집안에서 혼자 놀기보다 마당에서 또래들과 어울려 뛰어노는 것이 많다. 놀이연구회 정인준(중랑초등) 교사는 『자연과의 친화력, 협동심, 인내심을 길러줄 뿐 아니라 지능을 계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단순한 형태의 놀이에도 전략이 필요하며 바둑과 비슷한 고누나 칠교놀이는 머리를 쓸수록 재미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문헌에도 나오는 공기는 손과 눈이 협응해 이루어지는 놀이. 손의 소근육들을 발달시켜 손재주를 기르고 주의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아이들의 반응도 좋다. 비싼 장난감에 금방 싫증을 내는 아이들도 전래놀이에는 계속 재미를 느낀다. 특수학교인 수원자혜학교 유내경 교사는 『지체부자유아들에게 숨바꼭질 등의 놀이를 하게 하면 억지로 근육운동을 시키는 것보다 훨씬 많은 운동을 시키는 셈』이라고 말한다.
「놀이연구회」가 전국각지와 옌볜(연변) 등을 돌며 발굴한 놀이는 대략 200가지. 술래잡기, 공기놀이, 말타기 등 전국에 고르게 분포돼 있는 놀이도 지방에 따라 명칭과 규칙이 다른 경우가 많다. 운동장에 크고 작은 원을 그려놓고 원밖의 술래를 피해 원사이를 건너뛰며 노는 놀이가 거제도지역에서는 「왕눈깔」로, 강원 지역에서는 「썩은 호박」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술래한테 잡힌 아이들을 다른 아이들이 손을 쳐 풀어주는 「다방구」는 「꼼꼼이」 「야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놀이연구회는 10년간의 발굴결과를 정리한 책을 곧 펴낼 계획이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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