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바다속 탐험 ‘노익장’/한때 히틀러 애인 소문도나치독일 시대의 저명한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95·여)이 고령에도 불구, 최근 그리스에서 해저세계에 대한 영화를 제작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리펜스탈은 나치독일시절 아돌프 히틀러의 후원으로 1936년 베를린 하계올림픽의 기록영화 「올림피아」를 제작·감독해 세계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 영화로 1938년 독일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각각 수상한 바 있다.
그가 영화에 발을 디디게 된 때는 1925년.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던 그는 무릎부상으로 더이상 춤을 출 수 없게 되자 영화배우로 새출발을 하게 됐다. 배우로서 명성을 날리던 그는 1932년 「푸른 빛(Das Blaue Licht)」이라는 영화를 직접 감독했다. 이때 평소 그의 열렬한 팬이었던 히틀러가 나치당의 영화를 제작하는 모든 책임을 맡겼다. 이후 나치당의 뉘른베르크 전당대회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의지의 승리(Triumph des Willens)」 등 각종 선전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히틀러의 총애를 받아 애인이라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고 나치의 선전·선동 책임자 괴벨스로부터 시기를 당해 갖은 괴로움을 겪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나치에 협력했다는 죄목으로 4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이후 공식적으로 복권되기는 했으나 나치의 동조자라는 낙인때문에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 독일에서 설 땅이 없게 되자 수단 등 아프리카를 탐험하며 원주민들의 생활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 60∼70년대에는 사진촬영에 몰두해 사진집을 출판했다.
이후 자신의 자서전이 출판된 그리스로 옮겨 아름다운 바다속을 필름에 담으려 71세의 나이에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내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요즘도 매일 바다속을 헤매며 해저세계를 필름에 담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팝스타 마돈나의 전화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마돈나는 파란만장한 그의 생애가 영화화할 경우 자신에게 그 역을 맡게해 달라고 조르고 있다.<이장훈 기자>이장훈>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