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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작가 김영길 전시회/4∼18일 금호미술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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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작가 김영길 전시회/4∼18일 금호미술관서

입력
1997.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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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기법 동양적 미감 표현과거의 어두운 체험과 역사를 소재로 사진콜라주 작업을 해온 재미작가 김영길(40)씨가 최근 시도한 실험작들을 고국화단에서 선보인다. 4∼18일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02―720―5114) 초대 전시회에서 양화기법으로 동양적 미감과 감수성을 표현한 200∼300호 대작 20점을 발표한다.

이 작품들은 지난해 9월5일∼10월12일 뉴욕의 아트 프로젝트 인터내셔널화랑에서 전시, 그를 단번에 「뉴욕화단의 기대주」로 떠오르게 했던 역작들. 93년 금호갤러리 초대전 이후 수차례 실패와 재시도 끝에 거둔 이 「열매」는 동양적 세계관을 토대로 한 독창적인 제작기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김씨는 대형캔버스 위에서 검은색 아크릴컬러로 즉흥적인 드로잉을 한다. 사람과 동물, 산의 이미지를 굵은 붓으로 쓱쓱 문질러 화면을 채우는 시간은 20분 남짓. 드로잉이 70%쯤 마르면 캔버스를 물에 넣어 빨고 구긴 후 말림으로써 우연적인 효과를 얻어낸다.

물감이 물에 씻겨나가고 남긴 얼룩, 자연스러운 주름, 희미한 필선 등이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는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회색이 지배하는 황량한 화면 위에 드러난 형상은 민둥산에 나무를 심고있는 사람들 같기도 하고 왁자지껄한 시장통으로 보이기도 한다.

『인위적인 표현을 최대한 자제함으로써 더욱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는 그는 여백의 미를 추구하고 드로잉할 때 덧칠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화의 정신과 기법을 따르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고심한 부분이 작가로서의 정체성이었다. 서양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는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는 생각 끝에 양화와 한국화를 접목시켜 보았다』

지난해 미국전시 때 뉴욕타임스는 『전쟁 뒤의 혼란이나 열광적인 분위기를 순발력있게 그린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서양과 비서양의 전통이 공존하는 가운데 창의적인 영감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그의 작품은 1일부터 일본 도쿄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제50회 도쿄 앙데팡당기획전 「남미 카리브해와 동양의 정신전」에도 전시되고 있다. 영남대 회화과와 홍익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나와 86년 도미, 프랫인스티튜트를 졸업했으며 9차례 개인전을 열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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