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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공보와 저울질 ‘김 실장 낙점’/비서진 개편 뒷얘기·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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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공보와 저울질 ‘김 실장 낙점’/비서진 개편 뒷얘기·스케치

입력
1997.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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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자 알력 의식한듯/김 대통령 “단합” 강조/이 전 정무 “백의종군”28일 단행된 김영삼 대통령의 청와대비서실개편은 그의 평소 스타일대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비서실의 핵심포스트인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동반퇴진한 점과 일부 수석의 경우 의외의 인물이 기용된 점이다. 우선 갈등을 빚었던 김광일 전 실장과 이원종 전 정무수석의 동시퇴진은 당정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일찌감치 결정됐다는게 정설이다.

김대통령은 두 사람의 경질을 결심한 뒤 즉각 후임자 선정작업에 들어가 다양한 통로를 통해 후임자를 추천받았다. 이 결과 개편의 축인 비서실장 후보는 김용태 전 내무장관과 오인환 공보처장관으로 압축됐다. 김대통령은 두 사람중 오랜 정치·언론계 경력과 지역배경(TK), 원외라는 점 등을 감안해 김 전장관을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오장관은 김대통령에게 「임기를 함께 할 유일한 각료」로서의 가치가 더 중요했다는 설도 있다.

이와 달리 강인섭 정무, 김인호 경제, 유재호 총무수석의 임명은 사전에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당초 여권주변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던 정무수석후보는 청와대 정무비서관출신인 김철 신한국당대변인이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일찍부터 강수석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경제수석의 경우 김대통령이 평소에 그의 능력과 인품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던게 직접적인 발탁배경으로 지적된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김수석을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할 때부터 「매우 일을 잘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일부에서는 『김수석의 부친이 유명한 목사여서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김대통령과 사연을 갖고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있다. 유총무수석은 정권 이양기에 청와대 살림을 맡게되는 점을 감안, 꼼꼼하고 빈틈없는 업무능력때문에 발탁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대통령은 하오의 임명장수여식에서 전임자들의 알력을 의식한 듯, 『비서실은 실장중심으로 단합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비서실장은 수석들의 다양한 의견을 잘 통합해 화합된 분위기속에서 한 덩어리가 돼 일하기 바란다』면서 비서실 분위기가 빨리 안정되기를 희망했다.

이에앞서 상오에 청와대 비서실 지하대강당에서 치러진 퇴임자들의 이임식은 최근의 정국상황을 반영하듯 시종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 전실장은 『이제 해방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통령을 잘못 모신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전정무수석은 『능력없는 사람이 3년2개월 동안 막중한 자리에 앉아 소임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비통함 심경을 피력했다. 이석채 전 경제수석도 『청와대와 김대통령의 입장이 이렇게 된 모든 책임이 제게 있어 죄송하다』고 자책했다. 청와대를 떠나기전 이 전정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전날 대통령을 면담했을 때 백의종군의 뜻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비서실개편움직임이 감지된 것은 27일 하오. 김대통령은 이날하오 4시부터 5시30분사이에 비서실장과 정무, 경제, 총무수석을 차례로 본관으로 불러 각각 해임사실을 통보했다. 김대통령은 새로 임명되는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에게도 일일이 전화를 걸어 기용사실을 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인사들은 곧바로 「보안유지」에 들어가, 김신임실장의 경우 밤늦게까지 여의도 자택에 들어가지 않았는가 하면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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