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보 2월26일자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이 연달아 권력남용 문제로 TV에서 국민들에 사과한데 이어, 30년 군사독재정권을 종식시키고 문민대통령으로 등장한 김영삼 대통령도 최근 한보스캔들과 관련, 국민에게 공개사과를 했다. 마치 사죄하는 것이 한국 정치문화의 일부분이 된 듯하다.
김영삼 대통령 정권에서는 과거 수년간 계속하여 여러 측근들이 부패 스캔들로 사직을 했다. 취임초 『경제인들로부터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청렴 대통령」이 도대체 얼마나 「청렴」한지, 나름대로 다들 판단과 계산이 있을 것이다.
사실상 김영삼 대통령이 한보 스캔들에 연루된 아들 현철씨의 외국 유학을 고려하게 된 진정한 동기는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그를 외국에 보내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가혹한 조사와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정치제도의 여러가지 「장점」중 중요한 한가지는 전제정권이 가지고 있지않는 「책임성」 혹은 「문책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대의민주정체는 확실히 전제정체보다 진보적이고 개방적이나, 한국 정계의 「사죄문화」는 민주정체 하에서도 「문책」의 의미가 상당부분 퇴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한국의 예는 어떤 문제에 책임을 지기보다는 뒤늦게 사죄라는 형식에 의존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상 영국과 미국, 혹은 한국과 일본 등 민주주의가 앞선 나라건 상대적으로 뒤진 나라건 정치가들은 부단히 잘못을 숨기며, 더이상 숨길 수 없을 때에 이르러서야 「과감하게」 사과를 하는 예가 실제로 너무 많다.
그러나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이러한 정부가 항상 국가이익의 이름으로 국민들에게 사실을 숨기고, 수십년후 시대가 변해 구체적으로 문책할 사람이 없어졌을 때에야 비로소 진상을 공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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