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고개떨군 소산 인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고개떨군 소산 인맥

입력
1997.02.28 00:00
0 0

◎민주계 대부분… 관·금융·검찰내 ‘경복고’ 중심 광범위/한보사태후 하나같이 ‘인연’ 부인… 거론조차 꺼려김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광범위한 인맥들이 그동안의 당당했던 자세와는 달리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정계와 관계는 물론 경제계 금융계에 걸쳐 형성된 소산(현철씨를 지칭)인맥은 권력무상을 곱씹고 있는 것 같다.

○…정치권의 소산인맥은 광범하다. 민주계 스스로 인정하듯 민주계 사람들중 현철씨와 가깝지 않은 사람은 별반 없다. 민주계 의원 가운데 현철씨보다 늦게(87년이후) 정치에 입문한 인사들은 대부분 그가 정치적 창구였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정치권의 소산 인맥은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원래 정치적 기반이 있었던 인사들로, 독립적으로 호혜적 관계를 유지했던 그룹이고, 다른 하나는 소산의 덕을 입어, 호가호위의 눈총을 받는 그룹이다. 마지막은 이들 두 유형의 중간어름에 위치하는 그룹이다. 첫번째 그룹에 속하는 대표적 인사로는 김무성 김길환 의원 김혁규 경남지사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각기 나름의 특장으로 소산과의 정치적 인과관계를 형성했다.

친소의 기준에서 소산과 가까운 현역의원을 꼽는다면 한이헌 정형근 김기재 권철현 원유철 이성호 최연희 황성균 허대범 박세환 의원 등이 거론될 수 있다. 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 구속된 정재철 의원도 소산과 가깝다. 굳이 분류하자면 세번째 그룹에 속하는 인사들이다.

청와대 비서관 H·K·O씨, 전 청와대비서관 K·U씨, 여의도연구소 Y박사, 국회의장비서실 S비서관, 비기위고위간부 L씨, 경북지역 원외지구당위원장 L씨는 두번째 그룹쪽 인맥이다.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한 관계와 금융권에도 「소산의 그림자」는 넓게 깔려있다. 이들 현철인맥은 주로 경복고 등 학맥을 중심으로 연결돼 있으며 장·차관을 비롯한 고위직에 깊숙이 연결돼 있다. 이들중 일부는 그동안 자신과 현철씨가 「보통관계」가 아님을 은근히 과시해왔으나 지금은 하나같이 현철씨와의 인연을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관리는 『관계에는 개인적 친분이나 현철씨가 대선때부터 관리해온 사조직과의 인연때문에 현철씨 인맥으로 분류돼던 인물들이 꽤 있다』며 『이들은 그러나 한보사태 이후에는 현철씨와의 관계가 거론되는 것 자체를 기피하며 숨을 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갑자기 「고개 숙인 사람들」이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번 개각때 관가의 예상을 뒤엎고 경제부처장관에 발탁된 A씨와 전혀 연고가 없는 부처를 맡은 K장관 등은 대표적인 현철씨 인맥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1급 관리관중에서도 해외기관에 파견된 C, H씨 재정경제원 모국장 등도 현철씨의 후광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현철씨는 시중은행은 물론 한국은행과 산업은행의 은행장 인사에도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했다는게 금융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민정부가 들어선뒤 K씨가 한은총재에 임명됐을때 현철씨의 입김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으며 L 전 산업은행총재도 현철씨와 가까운 사이라는게 중론이다.

○…검찰에 현철씨의 인맥이 있다는 뚜렷한 징후는 없으나 현철씨가 검찰인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 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실제로 현정부 출범직전 지금은 검찰을 떠난 모간부가 시내호텔에서 현철씨를 만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되는 등 매년 인사철만 되면 현철씨에 줄을 대려는 검찰 간부들에 관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주목되는 점은 현정부 출범이후 경복고가 검찰내의 신파워그룹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정부 출범전까지 경복고 출신들은 경기고·경북고 인맥에 가려졌던 것이 사실이나 최근 두드러진 약진을 보임으로써 「제3의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얘기가 검찰내에 펴져있다. 변호사계에서도 정치에 입문하려는 소장 변호사들이 현철씨와 일정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승일·홍희곤·조철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