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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택민,추도사 눈물 낭독/추도대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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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택민,추도사 눈물 낭독/추도대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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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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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은 역사적 실책” 등이 모보다 위대 암시/곳곳 애도 경적… 100세 8촌형도 참석25일 정각 상오 10시(한국시간 상오 11시) 사회를 맡은 리펑(이붕) 총리가 베이징(북경) 인민대회당에서 애도묵념을 선언하면서 장엄한 덩샤오핑(등소평)의 추도대회가 시작됐다. 이어 국가 연주, 장례위원장인 장쩌민(강택민) 국가 주석의 추도사 순으로 1시간 5분동안 진행됐다. 강주석은 추도사를 낭독한지 1분도 안돼 『등 동지의 서거에 무한한 슬픔과 고통을 느낀다』는 구절에서 눈에 물기가 돌기 시작,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또 『등 동지는 「관직보다는 인민에 대한 사업이 중요하다」며 아무런 사심없이 국가에 어떻게 헌신할 것인가만 생각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격한 감정에 북받쳐 터지려는 울음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55분간 계속된 추도사를 끝으로 식장을 가득 메운 1만여명의 각계 대표들은 고별 3배를 올리고 강주석, 당과 국무원 간부, 원로, 친지 순으로 문상을 하는 것으로 식을 마쳤다.

○…강주석의 추도사가 마오쩌둥(모택동)보다 등의 업적을 높이 기려 주목. 등의 후계자인 강주석은 추도사에서 『문화대혁명은 역사상 엄중한 착오』라고 지적하고 『그 와중에 3번이나 실각했다 복권된 등 동지는 위대한 지도자』라고 소개, 등이 모 주석보다 위대함을 은연중에 암시했다.

○…추도식장 연단위에는 「등소평동지추도대회」라는 대형간판아래 가로 5m, 세로 8m의 초대형 컬러영정과 공산당기에 덮인 고인의 유골함이 안치돼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영정 좌우에는 대형 별모양 화환이 꽂힌 송백으로 장식하고 그 앞에는 강주석, 이총리, 차오스(교석)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최고지도자의 화환과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고 쓰인 유족의 꽃바구니가 놓였다. 또 식장 곳곳에는 「전국 각 민족 인민이 사랑하는 등동지는 영생하라」는 추모현판이 걸려 고인을 애도했다.

○…미망인 줘린(탁림)과 5남매 등 유족은 강주석을 비롯한 최고 지도자들과 함께 맨 앞줄에 서서 시종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팡이를 짚은 탁은 수시로 눈가를 훔쳤고 휠체어에 의지한 장남 덩푸팡(등박방)은 꿋꿋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자리에는 올해 100세로 노년의 등과 가깝게 교류한 8촌형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추도대회가 시작된 상오 10시 중국 방방곡곡에서는 등의 사망을 애도하는 경적이 일제히 울렸다. 기차, 선박, 군함, 공장 등에서는 3분간 경적이 일제히 울려 추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홍콩에서도 이 시간에 맞춰 지하철 등에선 장송곡조의 경건한 음악이 울려 퍼졌고 거의 모든 차량들이 1∼10분간 경적을 울려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추도대회중 묵념을 할때 배경음악으로 깔린 황허송(황하송)은 이번 등 장례에 처음으로 등장한 노래다. 「바람이 거세게 분다. 말이 큰소리로 울어댄다. 황허가 포효한다」라는 가사로 현 영도자들의 마음을 표현했다는 해석이다.

○…등의 생가가 있는 쓰촨(사천)성 광안현 시에싱(협흥)향에는 이날 홍콩, 상하이(상해) 등지에서 10만여명의 조문객들이 몰려 등을 추도. 파이방(패방)에는 대형 텔레비전 화면이 설치돼 베이징의 추도식 현황이 생중계됐으며 거리의 가로수들은 하얀 조화들로 장식돼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홍콩의 스탠더드지는 이날 대만 고위관리들로 구성된 안보위원회가 하루전 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중국의 위협에 따라 설치된 이 위원회는 등 사망에 따른 중국내 권력구조 변동 가능성 등을 논의했으나 양안관계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윤태형 기자·홍콩="박정태·배연해" 기자>

◎추도사 요약

다음은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의 추도사 요약이다.

『덩샤오핑(등소평) 동지가 없었다면 중국 인민의 오늘의 새 생활도 개혁개방의 새 국면도 없었을 것이다. 문화혁명은 당이 범한 엄중한 착오였으나 등 동지는 이를 극복, 해결했다. 남순강화(92년)를 통해 개혁개방을 심화시켜 현대화의 새 시기로 들어서게 했다. 89세의 고령에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이론을 창조, 무산계급이 어떻게 사회주의 건설을 할 것인가라는 역사적 과제에 해답을 제시한 정신적 지주였다.

군은 등 동지의 노선에 따라 군의 혁명화 현대화 정규화에 매진할 것이다. 「1국2체제」는 그의 창조적 견해로 조국통일의 기본바탕이다. 대외관계에서 패권주의, 강권주의에 반대하며 당의 사상, 조직건설을 중시하고 반부패투쟁을 계속하겠다. 당 중앙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로 부강하고 문명·민주적인 사회주의 현대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진력하겠다. 덩샤오핑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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