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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내핍경영’ 급속 확산/한라그룹 임원급여 10%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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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내핍경영’ 급속 확산/한라그룹 임원급여 10% 반납

입력
1997.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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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지난해 수준 임금동결삼성그룹이 과장급이상 간부 임금을 동결한데 이어 한라그룹이 임원급여 일부 반납을 결의하는 등 기업의 내핍경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라그룹은 최근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전 계열사 임원들이 이달부터 급여의 10%를 반납키로 하는 등 그룹의 경영방침인 「실질경영」을 강력히 펼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정몽원 회장은 이날 전 임직원에게 보낸 「특별담화문」을 통해 『실질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한달에 2주이상 한라중공업 삼호조선소를 비롯한 각 계열사 지방사업장에 상주, 임직원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현장경영을 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라그룹 전 계열사 임원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2월부터 급여 10% 반납 ▲근무시간 연장(상오 8시∼하오 6시에서 상오 7시30분∼하오 7시30분) ▲접대비 예산 10% 반납 ▲회의시간 단축 및 모든 회의의 토요일 개최 ▲행사 및 의전 간소화 등을 결의했다고 그룹측은 밝혔다.

한라그룹은 이와 함께 각 계열사 부서장, 차·과장, 관리직 직원들도 토요 격주휴무를 반납하고 근무시간을 임원들과 같이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제강 노사도 이날 올해 임금을 지난해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 이 회사 노사 대표 1,000여명은 이날 인천제강소에서 「경제위기극복 및 경쟁력강화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임금동결 선언문을 채택했다.

재계의 이런 움직임은 특히 지난해말 노동법사태로 피해를 많은 본 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번 파업으로 1조원 가까운 매출손실을 봤던 현대자동차 임원들은 이미 이달초 정몽규 회장 주재로 열린 전체 임원회의에서 파업손실을 만회할 때까지 급여의 10%를 자진반납키로 결의했었다. 한라그룹도 이번 파업으로 1,800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들 기업 외에도 롯데그룹이 임원급의 임금동결을 검토중이며 두산그룹 포항제철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거나 인상률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곧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재계의 자구바람은 경제불황국면과 맞물려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다음달부터 본격화할 올해 노사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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