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해외자금관리” 야 공세 부담김현철씨는 25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의 특별담화발표를 혼자 TV로 지켜봤다. 세 아이는 물론 아내조차 다른 방에 둔 채였다. 그의 측근은 『비통한 표정이었다. 아무 것도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었다. 같이 있기조차 민망했다』고 전했다. 외국행 부분에 대해서도 그는 『너무 잔인한 질문이 아니냐. 언론에서 자꾸 외국행을 거론하는데, 당장 집밖에 조차 나가기 어려운 형편이다. 유학까지 생각할 여력이 현재로선 없다. 모든 것을 다 정리한다는 결심만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측근의 전언도 전언이지만, 현실적으로 현철씨의 외국행은 당장 실행되기 어려울 것 같다. 물론 물리적으로는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일본 와세다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초빙을 받아 놓아 「명분」도 있다. 그 자신도 외국강단에 서고 싶다는 포부를 여러차례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외국으로 나가는 것은 또다른 문제를 야기 시킬 것 이라는게 현철씨측의 판단이다. 훌쩍 나가버리면 모든 의혹을 고스란히 인정하는 꼴이 될 뿐 아니라 야권의 대대적인 공세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야권은 이미 외국행이 해외도피라고 못을 박아 놓았다. 2천억원 해외도피설을 주장하고 있는 판에 외국으로 가게 되면 자금관리를 위해 도피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받을게 뻔하다.
그의 측근은 『현철씨는 매를 맞아도 국내에서 맞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게다가 나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형편이 돼 있다. 자신의 외국행으로 의혹이 확대되면 아버지에게 더 큰 불효가 된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측근은 『여론이 외국행쪽으로 기울고, 국정조사가 일단락되면 「자연스럽게」 외국행이 추진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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