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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국악관현악단 우리 음악 축제(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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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국악관현악단 우리 음악 축제(공연리뷰)

입력
1997.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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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휘자 자기색깔 못낸 무대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KBS국악관현악단 특별연주회-문화유산의 해 서막 「우리 음악 축제」는 20세기 국악관현악을 대표하는 국내 3개악단의 합동무대였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18세기 문화유산인 현악 영산회상 중 「상영산」으로 시작했는데, 피리와 대금이 연음으로 끝자락을 엮어가는 호호한 기풍의 풍류를 느낄 수 있었다.

뒤를 이어 연주회의 주연급인 KBS국악관현악단이 민의식(가야금)의 협연으로 황병기 작 이강덕 편곡의 「비단길」, 김희조의 「합주곡 1번」을 연주했다. 신임 김용진 지휘자가 처음 등장한 무대였는데 비교적 말끔하지만 특별한 색깔은 볼 수 없는 연주였다.

KBS국악관현악단의 이전 연주에 비해 다소 경직되고 무미건조해 보여 실망감을 주었다. 특히 「비단길」의 편곡은 실패한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민의식의 연주만큼은 KBS 주자들의 역량을 새삼 실감하게 했다. 경기도립국악단은 지휘자 이준호의 「우리 비나리」와 원 일의 「신뱃놀이」를 연주했다. 이들 곡은 경기풍의 민요를 바탕으로 하여 흥겨웠다.

특히 신뱃놀이는 타악의 향연같이 다양한 리듬기법을 활용하였는데, 지나치게 2분박으로 박자를 쪼개 마지막 뱃노래 합창은 뽕짝풍이 물들어 시원스레 뻗기보다는 자꾸 갇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젊은 지휘자답지않게 풋풋한 향토적인 흥을 갖는 연주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휘자 박범훈의 「22현 가야금을 위한 새 산조」(22현 가야금 김일륜)와 「춤을 위한 나나니」를 연주했다. 비교적 관현악 논리와 미학에 충실했는데, 선의 마술처럼 다양한 선율 흐름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끝으로 KBS·경기도립·국립 3개 합동악단이 김용진의 지휘로 이강덕의 「송춘곡」, 박범훈의 「사물놀이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신모듬」을 연주했다. 아쉬움이라면 급조된 사물놀이팀의 어색한 연주가 「신모듬」의 감흥을 삭감했다는 점이다. 신임지휘자의 역량은 국내 유수의 합동악단을 지휘하는 화려함이 아니라 KBS국악관현악단의 연주를 통해 확인될 것이다.<김태균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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