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통장에서 돈냄새 대신 라일락 향기가 난다」금융개혁의 강풍으로 은행이 바뀌고 있다. 은행문턱이 낮아지고 뻣뻣하던 은행원의 표정이 몰라보게 가벼워졌다. 달라진 건 은행원만이 아니다. 은행통장은 더이상 돈을 예금하거나 찾을때 들고가는 증서가 아니다.
그동안 은행들은 매년 20∼30여개의 새로운 통장을 만들어 내면서도 통장의 숨겨진 위력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마케팅 통장」이 등장하면서 고객유치에 주요한 수단으로 등장했다. 은행들이 고객을 붙잡기 위해 내놓은 것은 「보는 통장」과 「향기나는 통장」의 두가지. 제일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여성고객을 겨냥, 「레이디 퍼스트」통장을 내놓았다. 여자 아기를 낳은 부인에게 대출이자를 깍아주는 「레이디 퍼스트」통장에서는 은은한 라일락 향기가 풍겨나온다. 『깔끔한 여성만이 이용하는 통장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라일락 향기는 물론 항균기능까지 첨가했다』는 것이 은행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은행의 「스크린」통장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로미오와 줄리엣」 등 명화의 명장면을 새겨넣은 「보는 통장」이다. 스크린통장은 신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데 95년 12월 처음 선보인뒤 불과 1년여만에 가입자가 40만명을 넘어설 정도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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