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등소평) 사후 권력을 승계한 장쩌민(강택민)의 최대 정적은 누구인가. 미중앙정보국(CIA)은 차오스(교석·72)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강주석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꼽고 있다. 50여년간의 당경력과 인맥, 이론면에서 강보다 못할 게 없기 때문이다. 강도 껄끄러운 존재인 그의 지지만 확보된다면 「중원 장악」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왔다.그러나 당서열 3위인 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23일 전인대 상무위 회의에서도 강에 대한 충성을 끝내 맹세하지 않았다.이같은 태도가 교와 강의 권력 암투를 예고하는 신호탄인지의 여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 교는 이미 95년초 상하이방(상해방)을 중심으로 한 강의 인맥 등용을 강력히 비난했다. 또 「정신문명 건설」을 내걸고 개혁속도에 완급을 조절했던 강을 겨냥, 『덩샤오핑식 개혁을 가속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제6차 중앙위전체회의(6중전회)를 앞두고도 당정분리를 통한 권력구조 개편을 주장, 강과 노선대결을 벌였다. 당조직과 공안계통에 몸담았던 교의 인맥도 뿌리깊다. 아래로 후진타오(호금도) 정치국 상무위원, 첸지천(전기침) 외교부장을, 위로는 펑전(팽진) 완리(만리) 보이보(박일파) 등 보수파 당원로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또 천안문사태때 강경 진압을 반대함으로써 자오쯔양(조자양)으로 대표되는 민주파와의 관계도 나쁜 편이 아니다. 따라서 만약 「반강 연대」가 결성된다면 자연스레 교가 구심점이 될 개연성이 큰 것이다.
교의 좌우명은 「위정불재다언(정치는 말을 많이 하지않아야 한다)」이다. 상황에 따라 강의 「라이벌」도 「킹메이커」도 할 수 있는 교가 어떤 카드를 빼들지 주목된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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