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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대선구도 어떻게 압축될까

입력
1997.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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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 변수­유임여부·당내 입성 주목/관리형 대표­현 대권구도 당분간 지속/민주계 대표­당내 후보선정 큰 영향력/민정계 대표­민주계·영입파 견제요인조만간 단행될 여권의 당정개편에서 눈여겨 볼 포인트는 신한국당 대표이다.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권주자군의 역학구도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내에서 제기되는 「민주계 전진배치론」 「화합형 관리자」 「후보조기가시화론」 등도 대권구도의 변화를 염두에 둔 논리들이다. 이같은 주장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있다.

당 대표만큼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지는 않지만, 총리 자리도 대권구도와 맞물려있다. 이수성 총리가 유임되거나 정치색없는 인사가 총리로 기용되면, 별다른 변화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권주자중 한 사람이 총리가 된다면, 당사자는 사실상 대권경쟁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당고문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는 이수성 총리가 변수로 등장하게 된다. 총리 인선이 대권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은 이처럼 2∼3가지 정도이다.

이에 반해 당대표 자리는 훨씬 미묘하고 복잡하다. 우선 정치색없는 중진이 대표가 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이는 레임덕현상을 막을 수 있는 한시적 카드로 현재의 대권구도틀을 당분간 유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관리형 대표로는 김명윤·이만섭 고문 김종호 의원 등이 거명되나 당 장악력면에서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때문에 「총체적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당을 장악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대표의 실세화 요구가 만만치 않다. 대표의 실세화 요구에는 크게 3가지의 논리가 엇갈리고 있다.

이회창 박찬종 고문 등 영입파측은 『차제에 가능성있는 대표를 기용, 후보조기가시화로 승부를 걸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의 대표기용은 당내파들의 거센 반발을 촉발하고 청와대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실현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또다른 논리는 대통령의 임기말을 민주계가 책임지고 이끌어가자는 「민주계 전진배치론」이다. 핵심골자는 최형우 고문이 대표를 맡아 당을 결속시키자는 것이다. 민주계 대표가 나오면, 대권구도에 민주계의 영향력은 강해진다. 이 구도에서 민주계가 비민주계 주자를 지원하면, 그 주자가 대세를 휘어잡게될 공산이 크다. 민주계가 후보를 내세우려하면 대중성이 낮다는 취약점 때문에 영입파와 민정계가 반발, 난전이 전개될 수도 있다. 제3의 논리는 대선주자중 비교적 견제를 덜 받는 민정계 중진을 대표로 하자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는 이한동 김윤환 고문이 거명된다. 김고문은 대권의지를 포기했다는 사실이 강점이나 정치판 전체의 변화모색, 특정주자와의 연대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의 시선을 민주계로부터 받고 있다.

반면 이고문은 당 장악력, 중립적 처신 등으로 여권핵심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만만치 않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다른 주자들의 견제를 받는 요인이다. 민주계나 영입파가 『이고문이 대권포기선언을 하면 대표로 밀겠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고문이 대표가 되면 대권구도는 영입파와 민주계중 1인, 그리고 이고문의 3∼4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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