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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설명회 참석” 태도변화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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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설명회 참석” 태도변화 배경과 전망

입력
1997.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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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 절박 ‘버티기’ 포기/4자회담도 조기성사 가능성식량 50만톤의 보장을 요구하며 4자회담을 위한 3자 설명회를 두 차례나 연기했던 북한이 「식량연계 주장」을 자진철회하고 대화참석 의사를 스스로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북한측의 태도변화에 따라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3자 설명회는 당초 일정보다 약 1개월이 늦은 3월5일, 북·미간 준고위급 회담은 이틀뒤인 3월7일 각각 뉴욕에서 열리고 4자회담 자체도 조기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워싱턴의 소식통들은 북한측의 태도변화를 가져온 가장 큰 이유는 날로 악화하는 식량난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북한이 죽어가고 있다」는 표현으로 식량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북한이 현실적으로 그들의 식량문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소스는 한국, 미국 등에 지나지 않는다. 식량사정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설명회 개최전에 50만톤을 보장하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내세운 후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유엔의 세계식량계획(WFP)의 3차 호소에 따라 긴급히 조성될 원조규모는 4,100만달러 정도로 이는 날로 심화하는 식량위기에 실질적인 해갈이 되지 못한다. 미국이 강조하고 있는대로 실질적 지원이 가능한 유일한 곳은 한국이며 그 출발점이 3자 설명회인 것이다.

시간에 쫓기고 있는 북한은 일단 대화 테이블에 나와 식량지원을 요구하기로 전술을 수정한 듯하다. 3자 설명회에서 식량문제도 함께 다룰 수 있다는 한미 양국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북한은 식량거래와 설명회를 연계시킨 당초의 주장이 미국내 사정을 오해해서 빚어진 실수였음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북한의 곡물거래 상대인 「카길」사에 수출허가를 내주었으나 이는 북한과 카길사간의 곡물수출 상담과는 별도의 사안이다. 행정부의 「거래허가」를 「거래성사」라고 오판했음을 깨달은 북한은 더이상 떼쓰기를 포기한 것이다.

북한이 3자설명회 참석을 스스로 밝히면서 4자회담 본회의 참석의사를 내비쳤다는 점과 북한 식량문제의 다급성으로 미루어볼 때 4자회담은 의외로 이른 시일안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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