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카리스마’ 사라지며 최대 관심사로 부각/전문가들 “89년 천안문사태 재평가가 변수”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사망이후 그동안 당국의 탄압으로 숨죽이고 있던 중국내 민주화운동에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망명과 옥고 등 가시밭길을 걸어온 중국 반체제인사들의 동정도 새로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89년 천안문사태에 대한 재평가문제가 등 사후 「중국호」의 항로에 결정적인 변수로 등장할 게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뉴욕타임스도 20일 등의 사망은 천안문 민주화사태의 재평가를 위한 정치적 논의의 길을 열어 주었다고 분석했다.
물론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이 이끄는 현 중국집단지도체제가 등의 개혁 개방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천명했기 때문에 당장 중국내에서 반체제활동이 봇물처럼 터져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등의 카리스마가 사라진 이상 민주화운동의 촉발여부는 「등 이후 중국」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79년 등의 주도에 의해 시장경제 제도가 도입된 이후 경제·사회적인 자유를 상당부분 누려온 중국국민의 권위주의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도농간, 연안과 내륙간 빈부격차 등 중국사회가 안고있는 내부적인 모순들이 분출될 경우 민주화는 들불처럼 대륙을 휩쓸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등 사망 발표직후 중국 남부 광저우(광주) 시내중심가에서 천안문사태의 진압을 지휘한 리펑(이붕) 총리의 타도를 요구하는 포스터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소지도 다분하다.
현재 중국 반체제인사들은 크게 2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중국내에 남아 옥중생활을 하거나 중국공안당국의 감시하에 신변위협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는 국내 반체제인사들이다. 소수에 불과한 이들 국내파의 대표적인 인사는 지난해 노벨평화상후보로까지 거론된 중국 최대정치범 웨이징성(위경생·45)이다.
그는 지난해 14년간의 옥고를 마치고 석방됐으나 다시 체포돼 국가전복 기도죄로 1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또 천안문 민주화시위를 주도한 핵심인물로 당시 수배자 1호가 됐던 왕단(27)이다. 현재 국가전복혐의로 기소돼 구금상태인 그는 여전히 중국공안당국의 감시대상 1호다.
또 다른 부류는 중국당국의 핍박과 위협을 피해 홍콩, 미국, 캐나다 등 외국으로 도피하거나 망명해 반정부활동을 하고있는 해외파다. 반체제인사들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는데 천안문사건당시 학생지도부에 속해 있던 21명중 11명도 미국 홍콩 등 해외에서 살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파인사들로는 지난해 5월 미국으로 망명한 류강(유강·34), 중국의 천체물리학자이자 미 애리조나대학 교수인 팡리즈(방려지·61)를 들 수 있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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