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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들은 그리운 불빛을 만든다’/이균영 유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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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들은 그리운 불빛을 만든다’/이균영 유작소설

입력
1997.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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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이 낳은 무욕의 삶지난 연말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소설가 이균영(전 동덕여대 교수)씨의 유작 중편 「나뭇잎들은 그리운 불빛을 만든다」가 계간 「세계의 문학」 봄호를 통해 소개됐다.

이씨는 84년 「어두운 기억의 저편」으로 당시 최연소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문단의 기린아로 떠올랐으며 94년에는 「신간회 연구」로 단재학술상을 수상한 인물. 95년에는 세속적 가치의 허망함을 성찰한 장편소설 「노자와 장자의 나라」로 주목받았다. 역사학자이면서 소설가로 양쪽 모두 충일하게 결과를 쌓아나가던 그의 갑작스런 죽음은 많은 문인과 후학들을 안타깝게 했다. 「어두운…」은 그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쓴 원고지 450매 분량의 작품이다. 평생을 철로 위에서 산 기관사의 사랑과 인생 역정을 소재로 삶의 아름다움과 허무를 따스하게 그렸다. 탄광촌에서 태어나 언제나 넓은 세계로 떠나는 욕망을 가진 첫 여인과 그에게서 낳은 아들, 고향 술집의 작부였던 아내와 딸 등 겉보기로는 완벽하게 해체된 것 같은 가족이지만 그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보듬는 한 남자의 무욕한 삶이 담담한 문체로 펼쳐진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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